‘통일교 청탁 의혹’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7월3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여야 정치인에 모두 금품을 전달했다고 폭로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재판에서는 “지금 세간에 회자되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히 어떤 진술이 잘못됐다는 건지 밝히지 않은 채 “에둘러 말하겠다” “(발언을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윤 전 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에서 12일 열린 권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권 의원 측 변호인단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권 의원 측 변호인이 ‘권 의원과 무언가를 주고받을 만한 인적 신뢰 관계가 있었느냐’ 묻자 윤 전 본부장은 “에둘러서 말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제가 최근에 여러 오해를 받고 있고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굳이 표현한다면 이 케이스(사건) 얘기하는 게 아니고 저는 만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대상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고 “상식적으로 일면식이 없는데 혹은 처음 만났는데 그런 상황을 디테일하게 묻는 건 (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팀에서 조사를 받을 때 말한 내용이 잘못 기록된 거냐는 질문에도 “기억이 왜곡된 부분도 있으니 충분히 그런 부분을 복기해야 하고, 한계도 있는데 그런 것도 진술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며 “지금 세간에 회자되는 것도 저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증인신문 말미에는 “근데 그런 경우도 있고 그래서…좀 이게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증언을 거부했다. 권 의원 측 변호인단은 ‘한학자 총재로부터 현금을 가져다주라는 말을 들은 시점이 불분명하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물었는데 윤 전 본부장은 “조서에 안 담긴 행간이 많다”는 말만 반복했다. 다른 질문에도 대부분 답을 하지 않자 변호인단은 “묻는 게 의미 없다”며 신문을 마쳤다. 특검 측이 ‘1억 원을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냐’고 묻자 윤 전 본부장은 증언을 모두 거부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쪽에도 금품지원을 했다고 밝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8월 특검팀 조사에서는 접촉한 여야 정치인이 5명이라고 말했고, 최근 열린 자신의 재판에선 민주당의 장관급 인사 4명과 접촉했고 2명은 한학자 총재와도 직접 만났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