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권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가 13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미국 대사관 앞에서 언론과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최근 몇달간 미국과 관계 개선을 논의해 온 벨라루스가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정치범과 외국인 123명을 사면·석방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국가 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합의와 그의 요청에 따라 간첩, 테러, 극단주의 활동 등 각종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123명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대가로 트럼프 정부는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벨라루스의 칼륨 산업에 부과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바이든 정부는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의혹, 2022년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한 점 등을 근거로 들어 벨라루스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칼륨 수출을 차단한 바 있다.
존 콜 미 대통령 특사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면담한 뒤 취재진을 만나 “우리는 제재를 해제하고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가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석방된 사람 중에는 미 시민권자 1명, 미 우방국 시민권자 6명, 우크라이나 시민권자 5명이 포함돼 있다. 미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이날까지 미 시민권자 6명과 미 우방국 시민권자 60여명 등 총 200명 이상의 정치범이 석방됐다고 AP에 말했다. 벨라루스는 지난 10월에도 미국의 중재로 정치범 52명을 석방했다.
2022년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권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도 풀려났다. 비알리아츠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맞서 온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다.
트럼프 정부가 벨라루스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러·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를 설득할 때 벨라루스의 친러 정권을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미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떼어놓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