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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업무보고, 국정 긴장 높이고 길 잡는 무대 되어야

입력 2025.12.14 19:48

수정 2025.12.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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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년 부처 업무보고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 국가테이터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6년 부처 업무보고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 국가테이터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12일 정부 부처와 소속 기관의 내년도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해 넘기 전 12월에 하는 업무보고는 처음으로 전 과정이 생중계되고 있다. “국민에게 국정 청사진을 투명하게 제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달라”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다. 공직사회의 책임과 긴장을 높이고, 국민과 소통하는 국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대통령과 정부 부처가 문답·토론하는 업무보고에선 민생·노동개혁, 지역균형발전 같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가 다뤄졌다. 이 대통령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일부를 정부가 먼저 지급하도록 한 정책, 최저가 입찰 관행 검토를 국토교통부에 지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용노동부에 심야 노동자 보호 대책을 강조하고, 쿠팡과 같은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경제 제재 강화를 주문한 것도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이 대통령 지시 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을 현행 매출 3%에서 ‘최대 10%’로 상향 도입하기로 했다. 공개적인 보고·지시가 이처럼 신속한 개선책이 나오는 배경이 됐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국가 균형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자리에서 지방시대위원회와 국토부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일정을 최대한 당기고, 전 국토의 ‘5극3특’ 재편 전략을 추진할 구체적 방향을 내놓았다.

생중계 업무보고가 순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외화 밀반출 사태를 물으며 “말이 길다” “업무 파악도 못했다”고 한 이 대통령 질타는 전 정권 인사 압박·모욕주기라는 야권의 반발도 불렀다. “나보다 모른다”는 식의 질책은 업무보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공직사회의 긴장을 높일 수 있으나, 만기친람·책임 행정 간여 시비를 부를 수 있어 절제하는 게 옳다. 동북아역사재단 보고 때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발언도 부적절한 논란을 낳았다. 대통령실은 14일 “환단고기 연구를 동의하거나 검토하란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위서로 결론난 문제를 다루는 게 맞냐”는 야당 반박이 이어졌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을 파악하고, 정부 부처는 국정 철학·방향을 공유하는 통로가 업무보고다. 일방적 지시와 무성의한 보고가 아니라, 대통령과 공직사회가 토론·숙의로 새해 국정 틀을 그려가는 건 바람직하다. 국민 공감과 이해도가 높은 국정 방향이 나와야 6대 개혁 추진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차도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생중계 업무보고’가 내란으로 폐허가 된 국정을 정상화하고, 투명한 국정을 실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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