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계획에 현실적 한계” 인정
개발청, 오늘부터 주민 공청회
새만금 개발사업이 34년째 표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졸속 변경’ 논란을 빚어온 새만금 기본계획(MP)에 대해 대대적 조정 필요성을 제기해 사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전북 시민·환경단체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이후 책임 공방 속에서 기존 기본계획이 급하게 손질됐다”며 “그 과정에서 개발 전략과 절차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고 밝혔다. 당시 계획 변경이 새만금 개발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보다 잼버리 실패 책임을 기존 계획에 떠넘기는 방식으로 추진됐다는 비판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에서 현 개발 방식의 한계를 직접 언급한 것이 이번 비판이 제기된 배경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비현실적인 민자 중심 구상과 불명확한 사업 우선순위 등을 지적하며 “다 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희망 고문”이라고 말했다. 국가 재정 투입을 포함한 속도감 있는 추진도 주문했다.
실제 잼버리 파행 사태 이후 기본계획은 흔들렸다. 2023년 8월 윤석열 정부는 ‘전북 책임론’을 앞세워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전년 대비 78%나 삭감했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는 “빅픽처를 그리겠다”며 기본계획 재수립 방침을 밝혔지만, 이 과정에서 2021년 기본계획은 사실상 폐기됐다. 이후 잼버리를 거치며 기본계획이 다시 수정됐지만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전략과 중장기 개발 로드맵은 약화됐고, 변경 절차에 대한 공론화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의 언급을 계기로 새만금개발청도 기존 구상의 한계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김의겸 청장은 “애초 도민 기대 수준으로 추진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며 “실행 가능한 구역과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개발청은 기본계획 재수립(안)과 관련해 ‘찾아가는 주민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선다. 15일 군산을 시작으로 김제·부안에서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이달 중 새만금위원회 위원을 위촉하고 2026년 2월 최종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재생에너지·AI 기반 신산업 도시 구상이 실현되려면 책임 전가성을 바로잡고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