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한국 내 생산 시설에 3억달러(약 4400억원)를 투자하고 GM 산하 4개 브랜드를 모두 국내에 들여온다. 대미 수출 기지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미국발 고율 관세 이슈 이후 시장에 떠돌고 있는 ‘한국 시장 철수설’을 진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15일 인천 GM청라주행시험장 타운홀에서 ‘2026 비즈니스 전략 콘퍼런스’를 열고 내년도 비즈니스 전략과 핵심 이정표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이 15일 인천 GM청라주행시험장에서 열린 ‘2026 비즈니스 전략 콘퍼런스’에서 한국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이날 콘퍼런스에서 한국지엠은 한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글로벌 시장 성과, 한국지엠 생산·연구·개발 거점으로서의 위상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한국에서 생산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지난 10월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점유율 36.7%를 차지했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구매한 미국 소비자의 절반이 GM 신규 고객이었다며 한국지엠이 여전히 북미 수출 기지로서의 위상이 공고함을 강조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은 “한국지엠은 강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며 GM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생산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GM의 확고한 약속에는 변함이 없으며 그 어느 때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특히 4400억원을 투자해 내년에 신차를 4개 모델 이상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향 수출 물량 외에 내수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올해 1∼11월 한국지엠의 국내 판매량은 1만39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4% 줄었다. 지난달에는 973대를 기록하며 1000대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심각한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지엠은 내년에 GMC 3개 차종, 뷰익 1개 차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한국은 GM의 4개 브랜드를 모두 도입하는 시장이 된다.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지역을 제외하면 한국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국내 사업과 투자 계획을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투자 계획 발표가 미국 관세 이슈와 자산 매각,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등으로 주목받은 한국 철수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다.
수입 브랜드 모델 몇 종을 늘린다고 한국 철수설이 완전히 불식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차를 생산하면 관세를 물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한국에서 생산해 관세를 15%까지 물고 수출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한국 생산 모델의 내수 판매가 개선되지 않고 뷰익 등 수입 모델 판매도 시원찮으면 철수설이 언제라도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