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제주도, 4·3유족회, 4·3재단 명의 설치
정부 진상조사보고서 토대 객관적 역사적 사실 안내
“박 대령, 4·3 당시 무차별 체포 강경진압으로 특진까지”
제주도가 제주4·3사건 당시 제주도민에 대한 강경진압을 한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가 제주4·3사건 당시 제주도민에 대한 강경진압을 한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15일 오후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바로 세운 진실’이라는 이름의 안내판을 세웠다.
안내판에는 정부의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를 토대로 1945년 8월 광복 이후 정세와 4·3의 도화선이 된 1947년 3월 관덕정 경찰 발포 사건, 1948년 4월 무장봉기 등의 시대적 배경이 서술됐다. 특히1948년 5월6일 입도한 박진경 대령의 약 40일간 행적, 박진경 대령의 강경진압에 반발해 암살한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의 이야기 등이 담겼다.
박 대령의 행적을 보면 당시 미군정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던 김익렬 연대장을 전격 해임하고, 박진경 중령을 새 연대장으로 임명했다. 박 중령은 제주 도착 후 40일 남짓 강경 진압 작전으로 3000여명을 체포하는 강경 작전을 벌인 것을 인정받아 대령으로 특진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이 이유 없이 희생됐다.
박 연대장을 직접 저격한 손선호 하사는 “30만 도민에 대한 무자비한 작전 공격 명령”이 암살 동기라면서 “박진경이 15세가량 되는 아이가 그 아버지의 시체를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 무조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박진경의 작전참모 임부택 대위도 “박진경 연대장이 조선 민족 전체를 위해서는 30만 도민을 희생시켜도 좋다”면서 “양민 여부를 막론하고 도피하는 자에 대하여 3회 정지명령에 불응자는 총살하라고 명령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안내판 말미에는 ‘아직 제주4·3이 끝나지 않아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던 1952년 군경원호회 명의로 세워진 ‘박진경 대령 추도비’의 내용은 일부 사실과 맞지 않는다. 또한 여전히 박진경을 미화하며 4·3을 왜곡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안내판을 세운다’고 적시됐다.
도는 “최근 박 대령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을 비롯해 4·3 관련 왜곡 현수막 게시, 영화 상영, 왜곡 발언 등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역사 왜곡 사례에 적극 대응하고 역사적 사실을 명확히 알리기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도는 앞으로도 4·3 역사 왜곡 논란 시설물인 경찰지서 옛터 표지석과 북촌리 학살을 주도한 함병선 장군 공적비 등에 대해서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안내판 설치 또는 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안내판을 설치하는 자리에서 “박진경은 ‘제주4·3진상보고서’에서 강경 진압의 주범으로 기록된 인물”이라며 “도는 앞으로도 제주4·3의 진실과 평화·인권의 가치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가보훈부가 승인한 박 대령 유족의 국가유공자 등록에 대해 취소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주도민의 정당한 분노를 수용하고 신속하게 취소 지시를 내린 대통령께 제주도민 모두와 함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