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KERI 경제 동향과 전망: 2025년 하반기호’ 통해 내년 한국 경제 전망 내놔
서울 강남역 일대. 자료사진
내년 반도체와 조선 등 수출에 힘입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7%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수 경기도 올해보다는 완만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긴 하겠지만, 소비·투자·건설 등 국내 수요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KERI)은 16일 발표한 ‘KERI 경제 동향과 전망: 2025년 하반기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내년 민간 소비가 올해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실질임금 개선 속도가 완만하고, 생활 물가·주거비 부담이 높아 회복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 투자의 경우 반도체·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첨단 분야에서는 개선 조짐이 나타나겠지만, 철강·기계 등 전통 제조업은 세계적인 수요 둔화와 과잉 설비 부담으로 투자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건설 투자는 일부 공공·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가 재개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 영향과 착공·분양 지표 부진이 이어져 아직 정상화로 보기에는 이른 단계로 진단했다.
소비자 물가는 1.9% 수준에서 안정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다만 전기·가스·서비스·주거비 등 생활 밀접 항목 중심의 비용 부담이 있어, 물가 상승률이 안정되더라도 체감 물가는 쉽게 낮아지기 어려우리라 전망했다.
대외 부문에서는 AI·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함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조선업도 고부가가치 선박과 특수선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주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반도체와 조선을 중심으로 수출 실적은 올해보다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이를 갈아치울 것이란 예측이다.
한편 경상수지는 89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보다는 일부 선도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큰 구조의 결과로, 세계 경기와 통상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외환시장 전망도 담았다. 원화 약세 요인으로 달러 강세 기조와 해외투자 증가를 꼽으며 통상정책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원화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입 물가와 경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회피가 반복되는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재정 부담 확대와 양적 긴축 이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AI 투자 열풍에 따른 과열 우려, 주요국 성장 둔화, 지정학적 위험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보고서는 내년이 한국이 저성장 국면을 벗어날 실질적 전환기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경기 반등이 성장 확장 국면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미국·유럽연합의 통상정책 불확실성, 중국 경기 둔화, AI 투자 과열 이후의 조정 가능성, 원화 약세 위험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철 KERI 원장은 “내년은 회복의 신호가 분명해지는 해”라면서도 “신성장 산업 육성과 내수 회복을 함께 추진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통상환경과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