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1인 소비금액 83% 증가
구매 횟수 124% 급증
이미숙 공사 관광데이터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쇼핑 방식이 고가 중심에서 일상·취향·웰니스 중심의 실용형 소비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는 한국 라이프스타일과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는 방한 외국인의 관광 소비 가운데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쇼핑’ 트렌드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한국관광데이터랩의 2018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방한 외국인의 전체 관광 지출에서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쇼핑은 관광 소비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축이자 관광산업의 체질 변화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2019년과 2025년을 비교하면 외래객의 쇼핑 방식은 뚜렷하게 달라졌다. 구매 1건당 평균 지출액은 15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낮아졌지만, 1인당 총 소비금액은 오히려 83% 급증했다. 단가 하락에도 지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구매 횟수가 124%나 증가한 점이 있다. 고가 상품 한두 개에 집중하던 소비에서 벗어나, 가성비 높은 중저가 상품을 여러 개 구매하는 방식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특히 한국적 감성과 취향을 담은 작고 가벼운 ‘K-라이프스타일 소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25년 1~9월 외국인의 카드 결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챠샵 142.0%, 문구 48.7%, 서점 39.9% 증가했다. ‘한국 감성 문구’의 대표 브랜드인 아트박스는 영종도 550.0%, 이수 325.0%, 부산 서면 85.4% 등 공항·교통 요충지와 로컬 상권 전반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대형 기념품 위주의 ‘큰 쇼핑백’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감성을 수집하는 라이프스타일형 소비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패션 소비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5년(1~9월) 기준 방한 외래객의 패션 소비 건수는 23.4% 증가했으며, 액세서리(33.0%), 스포츠웨어(32.8%), 스포츠용품(33.4%), 언더웨어(59.1%)가 성장을 주도했다. 언더웨어는 팬데믹 이후 성장세가 더욱더 가팔라진 품목으로, 일본(16.7%)과 미국(15.8%)이 주요 소비 국가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싱가포르(139%), 대만(114%) 등에서도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성수2가 1동(650%)이 가장 빠르게 확장됐고, 명동(62.9%)과 연남동(13.9%)에서도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였다. K-패션 특유의 디자인 완성도와 합리적인 가격, 여러 개를 구매하기 쉬운 가격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뷰티·건강 제품 소비는 수년째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8~2024년 연평균 19.1% 성장에 이어 2025년에도 40.4% 증가하며 K-뷰티와 K-헬스는 한국 방문의 핵심 소비 분야로 자리 잡았다. 화장품(35%), 약국(67%), 건강식품(75%) 모두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뷰티 분야에서는 올리브영이 명동·강남 등 전통 상권뿐 아니라 성수연방(381%), 경복궁역(425%), 송도 프리미엄아울렛(536%) 등 다양한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뷰티 소비 확대는 약국 소비 증가로도 이어졌다. 외래객들은 치료 목적을 넘어 피부·영양 관리 등 일상형 웰니스 제품을 찾고 있다. 연고, 파스, 영양제, 상비약 등이 인기를 끌었으며, 대만(342%), 리투아니아(304%) 등에서 약국 소비가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홍삼·인삼을 중심으로 한 건강식품은 2025년 75.1% 증가하며 K-뷰티·K-헬스 관련 품목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