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징역 4년 구형하자 법정서 돌발 증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 10월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이 법원 선고를 앞두고 “과거 김 여사에게 수표 3억원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가 16일 진행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김건희에게 수표로 3억원을 준 적이 있다”며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에게 그 부분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채 상병 특검이) ‘구명 로비를 했다고 진술하면 다른 걸 조사하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피고인(이 전 대표)을 찾아가 얘기하지 않은 게 뭐냐고 했더니 ‘김건희에게 수표로 3억원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채 상병) 특검에 얘기했더니 특검 사건이 아니라고 해서 김 여사 사건을 맡고 있는 민중기 특검에 가서 그 부분을 얘기했다”고 했다.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당시에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진술한 만큼 이 전 대표가 특검 수사에 협조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김 여사에게 수표로 준 3억원이 주식 투자 수익 중 일부라고 했다. 다만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과는 별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중기 특검에 수표 전달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특검이 별건 수사를 지속했다며 “실체적 진실 못지 않게 절차도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특검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수사 비협조 등을 근거로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839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의 이날 폭로는 구형 이후 피고인 측 최후변론 과정에서 나왔다.
민중기 특검은 입장을 내고 “주가조작 사건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진술을 확보했으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다만 이 진술이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 전 대표 등과 공범임을 입증하는 간접 증거로 제출돼 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전부터 이 전 대표 등을 통해 주식 거래를 해 온 정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식을 잘 몰라 주가조작에 관여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을 반박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