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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실형률이 8%에 불과하다니

입력 2025.12.16 18:10

수정 2025.12.1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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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양형연구회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중대재해 처벌과 양형 심포지엄’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원 양형연구회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중대재해 처벌과 양형 심포지엄’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범이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은 비율이 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족과 합의하면 형을 줄여주는 법원 태도가 이런 솜방망이 처벌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식이면 기업들이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투자하기보다 사고 발생 후 유족만 설득하려고 들지 않겠는가. 중대재해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

범선윤 광주지법 순천지원 부장판사가 지난 15일 대법원 양형연구회의 ‘중대재해 처벌과 양형’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이 법 위반으로 유죄를 확정받은 70명 중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은 건 6명(8.57%)에 그쳤다. 대부분은 징역형 집행유예(61명)였고, 나머지는 벌금형(3명)이었다. 범 부장판사는 “유족과의 형사합의를 통해 유족이 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사정이 주요 양형요소로 참작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유족에게 지급하는 형사합의금 등 사후적 비용이 기업이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충실하고도 철저하게 이행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압도적으로 크지 않으면 기업은 여전히 안전에 투자하기보다는 사고처리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국내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에선 올 들어 8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달에만 새벽배송·물류 일을 하다 3명이 숨졌다. 이 정도면 죽음의 사업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쿠팡은 재발 방지를 위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2021년 1월 작성한 ‘위기관리 대응 지침’ 대외비 문건에는 “유족을 우리 편으로 만든다” “장례비는 합의와 연계” 등 내용이 적혀 있다. 산재 피해자 유족을 회유하고 조직적으로 입막음하려 하는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쿠팡이 대규모 대관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고액 연봉이 산재 예방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싸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이런 행태를 막으려면 산재 발생 시 기업이 치러야 할 비용이 산재 예방에 드는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나 법원 판결에서 보듯 현실은 정반대다. 대법원은 중대재해법 제정 취지에 맞게 양형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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