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서 ‘윤석열’도 빼고 2심부터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위헌 논란이 제기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대폭 수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전담재판부 판사 후보추천위에서 법원 외부 인사를 배제하고, 전담 판사는 대법관 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토록 했다. 2심부터 적용하고 법안 명칭에서 ‘윤석열’이 빠진다. 수정된 법안은 이르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비공개 의원총회 뒤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었던 법안 명칭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이름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인과 특정 사건을 겨냥한) 처분적 법률이라는 점을 제거하기 위해 특정 사건의 명칭을 뺐다”고 했다. 수정된 법안 명칭은 ‘내란 및 외환에 관한 특별전담 재판에 관한 특별법’이다.
전담재판부 판사 추천위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법무부 장관을 제외하고 법관으로만 구성키로 했다. 전담재판부 판사 후보자들은 대법관 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최종 임명한다.
‘조희대 사법부 불신’서 출발…“입법 의미 사라졌다”평가도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의총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 6인, 판사회의 3인으로 전담재판부 판사 후보추천위를 구성하는 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담재판부는 2심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안에는 이미 진행 중인 1심 재판도 재판장 재량으로 전담재판부 이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는데, 진행 중인 재판은 법 적용에서 제외된다.
전담재판부 수는 4~5개로 늘려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사면·복권 제한과 구속 기간을 최대 1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은 법안에서 삭제된다. 당 지도부는 이번 수정안에 따라 위헌 소지가 해소된 만큼 위헌법률심판 제청 시에도 재판을 정지하지 않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다.
20명 가까운 의원들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우려 의견을 표한 지난 8일 의총과 달리 이날 의총에선 별다른 의견 개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는 “조금이라도 위헌 시비가 있는 것은 이제 안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명분으로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들었지만, 위헌 소지 차단을 위해 내용을 대폭 수정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임명권을 갖고, 2심부터 적용토록 하면서 입법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지도부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수차례 공언한 만큼 실효성과 관계없이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법은) 1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나와버리면 힘이 다 빠지는 이야기 아닌가”라며 “(이 법은) 이상하게 정 대표의 아이템처럼 되어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