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리벨리온 최고경영자가 16일 경기 성남 리벨리온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리벨리온 제공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사 리벨리온이 향후 5년을 ‘비(非)엔비디아’ 중심의 AI 인프라 체계가 형성되는 시기로 보고 “이 흐름을 주도하는 선봉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성현 리벨리온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6일 경기 성남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창업 후 5년이 기초체력을 쌓는 시간이었다면 다음 5년은 글로벌로 나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9월 설립된 리벨리온은 인간의 두뇌를 본뜬 신경망 연산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과 합병했다. 지난 9월 35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하며 누적 투자 유치액 6500억원, 기업가치 2조원 규모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 모델을 만드는 학습 단계와 학습된 모델로 실제 AI 서비스를 돌려 결과를 생성하는 추론 단계 모두에서 널리 활용된다. 이에 반해 리벨리온 NPU는 추론에 특화됐다. GPU보다 범용성은 떨어지지만 전력과 비용 효율성이 높은 게 강점이다. 리벨리온은 추론 영역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
생성형 AI 서비스 대중화로 추론 시장이 커지면서 GPU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론 단계의 효율성이 기업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박 CEO는 “리벨리온의 2세대 NPU ‘리벨쿼드’가 엔비디아 H200보다 뛰어난 추론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벨리온의 1세대 NPU ‘아톰’은 SK텔레콤 에이닷의 통화요약 등 실시간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회사는 국내 실사용 사례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 도전 중이다.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박 CEO는 “현재 미국에서 메이저 업체들과 2세대 칩 실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CEO는 “AI 정책이 소프트웨어, 대기업 중심으로 가는 데 아쉬움이 없진 않다”며 “(엔비디아가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GPU 26만장 도입 비용의 10분의 1이라도 대한민국 AI 반도체에 투자해 활로를 뚫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