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올해 1학기 정신건강으로 입원한 초중고교 학생이 126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학생들은 평균 한 달 가까이 결석했고 10% 가량이 유급 위기에 처했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교육개발원(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정신건강 입원학생 원격수업 운영을 위한 실태 분석’ 보고서를 보면 올해 1학기 정신건강을 이유로 하루 이상 입원한 학생은 1268명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 602명, 고등학교 569명, 초등학교 97명 순이었다.
병원에 입원했던 정신건강 위기학생들의 평균 결석일수는 한 달(31.5일)에 가까웠다. 정신건강 위기학생 1268명 중 절반(55.3%)의 결석일수는 30일 이하였지만 60일을 초과한 학생의 비율도 8.8%(105명)이나 됐다. 보통 학교에선 30일 가량 결석하면 유급 위험군으로 보고, 결석일이 60일을 넘기면 유급에 다다랐다고 본다. 의료기관에 입원했던 정신건강 위기학생 중 6명은 이미 자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를 수행한 장혜승 한국교육개발원 디지털교육연구실장은 “1학기만 조사한 것이어서 유급 대상 학생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올해 1학기 전국 초중고교에서 유급이 확정된 학생 576명 중 123명(21.4%)은 정신건강을 이유로 들었다. 학교 부적응(114명)이나 유학(99명),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재학(60명)이 뒤를 이었다.
전국에 정신건강 위기학생이 입원 가능한 의료기관은 113곳으로 파악됐다. 실제 정신건강이 나빠진 학생의 입원 대기에 수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5곳), 부산(2곳), 울산(2곳) 등은 기관 수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의료기관중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곳은 113곳 중에 26곳(23%)이었다. 서울에 있는 입원가능 의료기관 5곳 중 ‘원격수업 장소지정’이 가능한 곳은 2곳이었고 관리인력 지원은 모든 기관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세종은 학생이 정신건강 문제로 입원가능한 의료기관이 없었다. 세종의 학생들은 인근 대전과 충북 청주시 병원을 택한다고 한다. 보고서는 “원격수업 운영을 위해서는 병원의 협조가 필요하고, 병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정신건강으로 입원한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제공하는 제도 마련은 유급을 방지하고 입원 치료를 받는 중에도 기초 학습권을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장 실장은 “학교에선 일부 학생들이 유급을 피하려 입원치료 도중 학교로 복귀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며 “다만 정신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학생들에게는 학습을 권유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구진은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 소속 의사 9명에게 정신건강 입원 학생의 원격수업 필요성을 물었는데 “이견이 없이 모두 필요하다”는 답을 받았다. 이들은 “입원 기간 동안에 17개 시도교육청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적용되는 출석 인정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또 “장기입원은 낙인을 감수하는 것이기에 악용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전달됐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은 올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정신건강 입원학생들의 학습관리시스템 마련에 들어갔다. 내년부터 별도 학습관리 플랫폼을 만들어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예산은 10억원 규모로 각 시도교육청이 분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