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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호주 시드니의 본다이 비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자 호주를 상징하는 명소입니다.

호주 정부는 이번 사건을 "유대인을 겨냥한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반유대주의 근절을 약속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15일 "어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순수한 악행이자 반유대주의 행위였으며 기쁨과 가족 모임, 축하 행사로 유명한 호주의 상징적 장소 본다이 비치에서 벌어진 테러 행위였다"며 "모든 형태의 반유대주의를 근절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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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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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기 난사 전 ‘징후’ 있었다?…혐오의 확산 멈춰야 하는 이유

입력 2025.12.17 07:00

  • 유설희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점(사실들): ‘16명 사망’ 본다이 비치 참극, 용의자는 무슬림 부자

선(맥락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호주서 ‘반유대주의 범죄’ 급증

면(관점들): 더 큰 폭력이 벌어지기 전 혐오의 확산 멈춰야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쌓인 추모비들 옆에서 애도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쌓인 추모비들 옆에서 애도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의 본다이 비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자 호주를 상징하는 명소입니다. 서퍼들의 성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호주를 상징하는 바로 이 곳에서 끔찍한 유대인 증오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무고한 시민 16명이 목숨을 잃게 된 겁니다. 그런데 호주에서는 이번 사건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요. 최근 몇 년 사이 반유대주의 범죄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데요. 오늘 점선면에서는 ‘시드니 총기 난사 사건’의 이면을 짚어볼게요.

점(사실들): ‘16명 사망’ 본다이 비치 참극, 용의자는 무슬림 부자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 5시 본다이 비치. 이곳에서 8일간 열리는 유대교 명절 ‘하누카’의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현장엔 1000여명이 모여 있었는데요. 오후 6시45분쯤 두 명의 무장 괴한이 행사장을 향해 10분간 총기를 난사하는 범행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10살짜리 소녀부터 87세 노인까지 무고한 시민 1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망자 중엔 홀로코스트 생존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범인은 아버지와 아들이었습니다. 50세 아버지 사지드 아크람은 현장에서 사살됐고, 24세 아들 나비드 아크람은 붙잡혔지만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중태입니다. 아버지 사지드는 호주 영주권을 갖고 있고, 아들 나비드는 호주에서 태어난 호주 시민권자라고 하는데요. 이들의 차량에서는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깃발 2개가 발견됐고, 아들 나비드는 2019년 시드니에서 테러를 모의하다 체포된 용의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걸로 의심돼 6개월가량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습니다.

한편 이번 사고에서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범인을 제압해 ‘영웅’으로 떠오른 이도 있습니다. 바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시리아 출신 무슬림 아메드 알 아메드(43)씨인데요. 그는 사건 당시 뒤에서 아버지 사지드에게 달려들어 그를 넘어뜨린 뒤 소총을 빼앗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들 나비드의 사격으로 팔 등에 총상을 입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그를 두고 “국가적 영웅” “훌륭한 시민의 표본”이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고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그를 향해 “깊은 존경심”을 표하며 “많은 생명을 구한 아주, 아주 용감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무슬림이 유대인을 구했다”며 그의 용기에 경의를 표했습니다.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본다이 파빌리온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AFP 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본다이 파빌리온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AFP 연합뉴스

선(맥락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호주서 ‘반유대주의 범죄’ 급증

그런데 호주 내 유대인 공동체에선 이번 사건이 아주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 나와요. 최근 몇 년 사이 반유대주의 범죄가 늘면서 호주 내 유대인들의 불안이 커져 왔기 때문인데요. 유대인들이 대규모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멜버른과 시드니에선 유대교 회당이 방화 대상이 되거나, 식당·학교가 공격받는 일이 반복돼왔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유대인 대표위원장 데이비드 오십은 “(우리는) 그동안 유혈 사태가 발생하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경고해왔다”며 “반유대주의는 호주 사회 깊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호주에선 반유대주의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호주 유대인 집행위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호주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은 2023년 10월부터 1년간 2062건, 2024년 10월부터 1년간 1654건으로 집계됐어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전 연평균 342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호주 정부는 반유대주의 갈등이 심각해지자 지난해 7월 이 문제를 전담할 특사를 처음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호주 정부는 이번 사건을 “유대인을 겨냥한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반유대주의 근절을 약속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15일 “어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순수한 악행이자 반유대주의 행위였으며 기쁨과 가족 모임, 축하 행사로 유명한 호주의 상징적 장소 본다이 비치에서 벌어진 테러 행위였다”며 “모든 형태의 반유대주의를 근절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 물품들이 놓여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 물품들이 놓여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면(관점들): 더 큰 폭력이 벌어지기 전 혐오의 확산 멈춰야

‘시드니 총기 난사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뭘까요. 바로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혐오·증오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호주의 반유대주의를 확산시킨 가자지구 전쟁 문제. 이는 군사 행위를 결정한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할 문제이지, 유대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자지구 문제가 엉뚱하게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혐오로 흘러가면 이는 유대인 개인이나 집단을 향한 향한 혐오 범죄나 차별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이번 시드니 총기 난사 사고처럼요.

혐중, 혐이주, 혐여성, 혐노동자 등 한국 사회에서의 혐오의 일상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범죄, 취업난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혐오·증오를 방치한다면 이는 국가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물리적 폭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호주 내 반유대주의 대응 특사를 맡은 질리언 시걸은 지난 15일 “우리는 오랜 기간 사회에 스며든 반유대주의에 충분하게 맞서지 못했다”며 “정부는 어정쩡한 태도에서 벗어나 실질적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그냥 말일 뿐’이라며 넘긴 혐오가 이번 사건처럼 폭력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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