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기현 피의자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적용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2023년 3월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환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건희 여사의 ‘대가성 명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은 김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김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과 그의 자택,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 등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검은 김 의원의 휴대전화, 김 의원 부인의 차량 출입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그의 부인 이모씨가 김 여사에게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손가방)’을 전달하는데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이씨가 이 가방을 2023년 3월8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이 당선된 이후인 지난 3월16일에 구매했고, 다음 날인 17일 김 여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이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을 포착했다. 또 가방 전달 과정에 김 의원이 연루됐다고도 보고 이날 차량출입기록 확인을 위해 국회 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특검은 김 의원을 이씨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로저비비에 전달·수수 의혹’과 관련해 이씨를 지난 5일, 김 여사를 11일에 소환해 각각 조사했다. 이씨는 혐의를 부인했고,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만큼 확보한 내용 확인을 위해 김 의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검은 이미 한 차례 김 의원에 대해 소환조사를 통보했으나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특검은 이날 언론을 통해 “내일(18일) 김 의원에 대한 재출석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달 6일 대통령 관저이전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발견했다. 특검은 이 클러치백과 함께 이씨가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 도움에 감사하다’는 취지로 쓴 메모를 발견한 뒤 법원에서 추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압수했다. 특검이 압수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은 두 개로, 이 중 한 개를 이씨가 준 것으로 특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언론에 입장을 내고 “수세에 몰린 특검의 국면전환용 압수수색이고 무리한 압수수색이다”며 “특검의 소환요구에 대해 불응하지 않았고 ‘변호사와 상의해 다시 이야기하자’고 분명히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8일 김 의원은 ‘로저비비에 전달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대가성 청탁용 선물 의혹은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