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가맹산하 조합원들과 여성 노동자들이 2024년 3.8 세계 여성의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의 일환으로 성별임금격차 해소, 여성노동권 쟁취 등을 촉구하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70% 수준으로 파악됐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유리천장’ 현상도 공고했다.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가 18일 발표한 ‘금융산업 업종별 성별임금 격차 실태와 특징’ 보고서와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보험·증권·카드사 등 금융업 전체의 남성 급여 대비 여성 임금 비율은 70.2%였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70만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4개 금융업종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각한 업종은 보험으로 남성 대비 여성 임금 비율이 65.5%에 그쳤다. 가장 격차가 큰 A사의 경우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48만8000원밖에 받지 못했다. 증권업이 65.8%로 뒤를 이었다. 증권업의 경우 근속기간 5~10년 구간에서 55.1%로 벌어졌는데,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의 충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는 69.9%, 은행은 74.9%였다.
모든 업종에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감소하는 유리천장 현상이 뚜렷했다. 금융업종의 직급별 여성 비율은 사원급에선 52.8%로 절반을 넘지만, 관리자급에선 19.7%로 대폭 줄고, 임원은 11.1%로 간신히 두자릿수에 그친다.
직급별 남성 대비 여성 임금 비율은 사원급에서 평균 78.4%, 관리자급 95.4%, 임원 84.8%였다. 사원급에서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크고, 관리자나 임원급까지 남은 여성의 경우 격차가 줄어드는 구조다. 연구진은 “금융산업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진급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되면서, 낮은 직급에서 낮은 임금을 받는 것이 확인됐다”며 “사원급에서의 큰 임금 격차는 입사 초기부터 성별에 따른 체계적 차별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2025년 OECD 유리천장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29개국 중 28위를 차지했다. 여성관리자 비율은 27위, 경제활동참가율 성별 격차는 28위, 성별 임금 격차는 29위, 기업 이사회 여성임원 비율은 28위였다.
연구진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의 제도적 실효성을 높여야 하고, 유럽연합(EU)의 임금투명성 조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성평등 임금공시제는 공공부문의 공공기관 공시제도와 300인 이상 대기업의 고용형태 공시제와 병합해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