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부, 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보고내용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상 첫 생중계로 진행 중인 대통령 업무보고는 테이블에 오른 정책, 각종 발언 등 여러 화제를 낳고 있다. 대통령의 튀는 발언이 불편하다는 평과, 국정 전반이 투명하게 공개돼 좋다는 세평이 엇갈린다. 대충 준비했다간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피하기 어려운 각 부처들은 핵심 정책, 대통령 관심 사안 등을 파악해 사전 리허설까지 치르고 실전에 나섰다.
18일 업무보고를 마친 부처 관계자들의 평가를 들어 보면, 대부분 생중계 형식이 부담스럽고 긴장됐지만 준비 과정이 도움이 되고 대통령이 관심사안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힘을 실어줘 좋았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실무자를 공개적으로 질책하거나, 지엽적인 내용에 질문이 쏠리는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16일 업무보고를 마친 보건복지부는 ‘선방했다’는 평을 받는다. 한의학 난임 치료 지원 여부부터 ‘응급실 뺑뺑이’까지 다양한 주제의 질문을 받았으나, 장관부터 담당 실·국장까지 무난하게 답변하면서 큰 논란 없이 넘어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 성남시장 시절의 의정 회의록까지 찾아보면서 관심사를 파악하고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은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수가 인상, 탈모 건보 급여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까지 건보공단과 관련된 질문을 쏟아냈다. 공단의 숙원사업인 특사경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필요한 만큼 (인원을) 지정하라”며 힘을 실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대통령이 공단 업무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생중계라서 전 직원이 이런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전 부처에서 공통적으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몰라서 긴장감을 가지고 준비해야 하는 점이 고충이었다고 토로했다. 부처마다 주무관급까지 동원돼 이슈별로 질의응답을 만들어서 연습하고, 대통령이 관심을 가질 만한 유튜브 콘텐츠까지 훑으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실국장급과 실무자들이 질의응답 연습을 했다는 답은 공통적으로 나왔다. 한 부처에서는 “처음에는 국장들이 주로 답변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국장급들이 달달 외우는 수준으로 많이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부처별로 이미 잡힌 공식 만찬, 송년회를 미룬 곳들도 있었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장점도 컸다고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된 점이 좋았다”고 했다. “통상 업무보고는 회의자료 형식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모든 이슈에 대해서 시나리오를 만드는 등 한 두 달 전부터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중요한 것 위주로 짧고 굵게 준비해서 끝내니까 형식적인 면에서 굉장히 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생중계라는 형식이 부담스럽지만, 대통령과의 질답을 통해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실무자를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듯한 태도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특히 부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 외에 지엽적인 내용에 질문을 집중하는 부분에 대해서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부처 관계자는 “생중계로 진행돼 긴장한 데다가, 대통령의 질문이 명확하지 않아 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을 망설인 경우도 있던 것 같다”며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면박주기처럼 되어 버리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큰 틀에서는 업무를 잘 파악해도 수치 같은 것은 당장 모를 수도 있는데, 수치를 자세히 답하면 일을 잘하는 것으로 되어버리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각 부처가 중요 의제로 보고하고 싶은 주제보다, 지엽적인 것들만 언론에 부각이 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교육부 업무보고 시 ‘환단고기’ 발언이나 복지부의 탈모 건보 급여화 검토처럼 대중들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에 관심이 쏠리고, 불필요한 논쟁도 일으킨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부처의 고위 관계자는 “부처별로 주어진 시간이 다 다른데, 우리 기관의 경우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며 “핵심 주제에 대해서 좀 더 심도 있게 의견을 주고받는 형식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