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석화.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제공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배우 윤석화(69)가 19일 별세했다는 소식에 연극과 뮤지컬계 동료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극 <신의 아그네스>, <세자매> 등에 고인과 함께 출연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던 배우 손숙은 “후배를 먼저 보낸 선배로서 할 말이 없다. 너무 참담하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워낙 재주가 많은 후배였다. 그래서 더 아쉽다”며 “인생 계획도 많아서 70세가 되면 꼭 해보고 싶다는 작품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채 1년 남기고, 결국 못하고 가버렸다”고 말했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투병 사실을 고백한 뒤 이듬해 8월 손숙의 배우 인생 60주년 기념공연 <토카타>에 우정 출연했다. 이 작품이 고인이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작품이 됐다.
뮤지컬계 대표 배우인 남경주는 “1984∼85년쯤 공연 연습 때문에 탭댄스 슈즈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 포기하고 있었다”며 “누나가 (그 사실을 알고) 미국에서 신발을 사다 줬다. 제게는 너무나도 고마운 분이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1999년 경영난을 겪던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을 지낸 바 있다. 남경주는 이와 관련해 “연기를 너무 사랑하셨던 분이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하고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특히 누나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한 덕분에 연극계나 뮤지컬계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인이 이사장을 지냈던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의 길해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은 “윤석화 선생님은 한국 연극계의 큰 기둥이자, 예술인 복지의 필요성과 가치를 누구보다 일찍 인식하고 실천하신 분”이라며 “재단의 기반을 다지고 연극인의 권익 보호와 복지 확대를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노고는 한국 공연예술계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의 초기 운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했고, 제2대 이사장(2017~2020년)으로 재임하며 ‘연극인 자녀 장학사업’ 등을 도입했다.
고인은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뮤지컬·영화·방송 등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특유의 연기와 강렬한 무대 존재감으로 오랜 시간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배우 활동뿐 아니라 뮤지컬 제작자, 공연예술 전문지 ‘객석’ 발행인, 대학로 소극장 ‘정미소’ 운영 등 공연예술 전반에서 폭넓은 역할을 했다.
2021년 연기 인생 50년을 앞두고 공연 <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을 올린 뒤, 이듬해 <햄릿> 공연까지 활동을 이어가던 중 갑작스레 뇌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 아들과 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