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윤석열 내란 혐의 1심 전후 메시지 주목
지방선거 경선룰·친한파와의 대립 등도 풀어내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불법계엄 정당화 등 우경화 행보를 보여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변화 의지를 밝히면서 당의 쇄신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서지 않는 한 공허한 외침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 19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충북도당 당원 교육 행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과 탄핵에 대해 “우리는 계엄과 탄핵이 가져온 그 결과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그 바탕 위에서 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 우리가 밟고 있는 정의가 사라지지 않도록 싸우고 지켜내야만 한다”며 “그 싸움을 위해 우리가 이제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재차 변화를 강조했다. 장 대표는 자신이 12·3 불법계엄 당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 심판 과정에 여러 절차상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함에도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그간 당내에선 장 대표가 불법계엄 1년이자 취임 100일인 지난 3일 윤 전 대통령 절연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오히려 계엄을 정당화한 입장을 내놓아 비판이 이어졌다. 계엄 옹호·탄핵 반대를 고수해온 장 대표가 계엄 해제 표결과 탄핵 결정 수용을 강조한 건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지방선거가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강경 일변도였던 노선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장 대표 발언을 기점으로 쇄신책을 모색 중이다. 외부 전문가들에게 당 운영에 대한 의견을 듣고 당대표에게 직언할 수 있는 특보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인재영입위원회도 꾸릴 계획이다. 새해에는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장 대표가 매월 방문을 예고했던 호남도 이달 안에 다시 찾을 계획이다.
그럼에도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당 쇄신과 외연 확장은 요원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이 내년 1월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 전후로 메시지를 내면 장 대표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주목된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국민들이 제일 원하는 건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절연하고 건강한 보수 ‘어게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경선룰도 쇄신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경원 의원이 이끄는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당심(당원투표 비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하는 경선룰을 제시했다. 장 대표도 “당대표로서 당성(당을 위한 충실한 태도)을 강조해왔고,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해왔다”며 힘을 실었다. 당내에선 당대표 선거도 아닌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심을 높이면 민심과 멀어져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을 주도하며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도 주목된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17일 당 당무감사위원회가 친한동훈(친한)계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중징계를 권고하자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며 사실상 옹호하는 입장을 내놨다. 당이 한 전 대표 징계를 추진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분이 심화하고 당내 이슈에 매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