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사위에서 위헌적 내용을 추가해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다시 손질해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도 위헌 시비가 일자 원안을 수정하겠다고 했다. 법사위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한 법안을 고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여당의 개혁입법 처리가 왜 이리 거칠고 조급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8일 법사위에서 처리한 정통망법 개정안에 대해 20일 “단순오인·단순착오 및 실수로 생산된 허위정보를 원천적으로 유통금지하는 경우, 이미 헌법재판소로부터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어, 수정안을 발의해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헌재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미네르바 사건 당시 전기통신기본법 47조1항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단순 허위사실까지 처벌하는 건 헌법의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보충 의견을 냈다. 당시 민주당은 헌재의 이런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었다.
단순 허위정보 처벌도 추가한 건 법사위다. 당초 소관 상임위인 과기정통위는 언론단체 등의 지적을 일부 수용해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허위정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생산·선별된 정보’로 요건을 강화했다. 그걸 법사위가 단순 허위정보까지 손해액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오류를 범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정보통신망법은 ‘입틀막 소송’ 우려로 언론 현업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치인·대기업 임원 등이 비판적 보도를 봉쇄하려고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는 논란이 컸지만, 정치·경제 권력의 징벌적 손배 청구 제한 없이 입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소송 과정에서 취재원 신분이 노출돼 공익제보가 위축될 소지도 있다. 민주당이 문광위에서 추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언론사 논평까지 반론보도 대상에 넣는 건 과도하다는 시비가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 주도 법사위가 단순 허위정보까지 추가해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쪽으로 법안을 개악한 것이다. 이런 식이면, 윤석열 정부 당시 김건희가 언론사의 권력농단 단서 보도마다 봉쇄 소송을 낼 수 있고, 지금도 쿠팡 같은 기업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정치적·상업적 의도가 명확한 가짜뉴스를 엄단하고 언론 보도 책임을 강화하는 건 당연하다. 12·3 내란 후 ‘부정선거 체포 중국인 미군기지 압송’ 같은 가짜뉴스가 재발되어선 안 된다. 반대로 민주당은 중요한 민주주의 가치인 언론 자유와 권력 감시를 훼손할 수 있는 입법은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