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중 대만 외교차관 인터뷰
우즈중 대만 외교부 차관이 16일 타이베이 대만 외교부 청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타이베이 | 김유진 기자
대만의 외교부 차관이 올 2월부터 시행된 한국의 전자입국신고서상 ‘중국(대만)’ 표기 방식에 대해 중국의 무력 사용을 부추길 수 있다고까지 주장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우즈중(프랑수아 우) 대만 외교부 차관(정무차장·사진)은 지난 16일 타이베이 외교부 청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어떤 종류의 정책도 지역 상황에 매우 좋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차관은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는 역내 국가들의 공통 이익”이라며 “대만을 중국으로 지칭하는 건 중국에 대만을 정복(conquer)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국 전자입국신고서에 강한 유감
“유럽·미·일처럼 ‘Taiwan’표기를”
예외 요구 아니라 한국의 지지 기대
이달 들어 대만은 한국의 새로운 전자입국신고서가 ‘출발지’와 ‘목적지’ 항목에서 대만을 ‘China(Taiwan)’로 표기한 것에 대한 항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대한국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한국과의 관계 전면적 검토”까지 언급했다. 나아가 라이칭더 총통도 직접 “대만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미 한국이 2004년부터 입국사증(비자), 외국인등록증에 ‘중국(대만)’으로 표기해온 상황이지만, 대만이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의 이 같은 강경 대응을 놓고 최근 중·일 갈등 국면에서 한국의 입장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 차관은 20년 넘게 지속된 한국 측 표기에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을 묻는 질문에 “기존 종이 입국신고서에선 ‘Taiwan’이라고 쓸 수 있었지만 전자 형식 도입으로 선택지가 없어졌다”며 “한국이 (정책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 차관은 “우리는 한국에 예외적으로 행동하라는 게 아니라 유럽, 미국, 일본 등처럼 해달라는 것”이라며 “선례가 있기 때문에 중국의 압력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자나 출입국신고서 등에서 ‘Taiwan’ 표기를 채택한 유럽,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조치를 한국에도 요구한 것이다.
우 차관은 이어 “한국 국민 사이에서도 중국에 대한 우려가 있지 않으냐”며 “이번 이슈를 통해 한국 사회로부터 지지를 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번 일이 한국인과 대만인의 우정을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입장은 계속해서 한국 측과 협의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것이며, 이를 놓고 분쟁을 벌이는 건 중국이 바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