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규는 불안정” 법제화 재확인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사법부의 12·3 불법계엄 사태 전담재판부 구성 계획에 대한 불안정성을 보완해야 한다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2일 해당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23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종료시킨 뒤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입법 방침이 법원의 움직임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입법을 통한 안정성의 확보는 법원의 (전담재판부 지정) 예규 제정을 통한 불안정성을 보완할 것”이라며 “그런 원칙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형법상 내란·외환죄와 군형법상 반란죄 사건을 무작위 배당하고 사건이 배당된 재판부를 전담재판부로 지정하는 예규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고법은 22일 전체 판사회의를 열어 형사재판부를 기존 14개에서 16개로 늘리고 2~3개를 전담재판부로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법률이 행정규칙(대법원 예규)보다 상위이기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법원은 법에 따라 예규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의 예규 제정에 국회 입법권이 맞춰야 한다는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법부가 늦었지만 국회의 입법 내용을 철저히 참고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규를 제정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법안은 추천위원회가 전체 법관 중에서 후보를 뽑아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임명해 전담재판부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으로 강제하지 않으면 대법원이 예규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거나 재판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작위 배당이라지만 대법원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세워 혼선을 일으킬 작심 아니냐”라며 “법에 따라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대법원 예규에 환영 입장을 보였다가 민주당과 기조를 맞췄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이 지난 18일 “사법부의 화답에 법안 발의의 필요성도 상당히 낮아졌다”며 환영하는 내용의 논평을 내놓자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지난 20일 “내란 동조 행위”라며 혁신당 당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에 같은 날 박병언 대변인은 “즉각적인 법안 통과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혁신당을 향해 “대법원 안에 찬성한다는 것은 사실상 조희대 체제 사법부를 지지하겠다는 선언”이라면서 “사법개혁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조희대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여권 강경파 모임인 국회 공정사회포럼(처럼회)도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허위조작정보에 배액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22일 우선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문제점이 다수 지적되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을 먼저 처리하기로 순서를 바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내란전담재판부법을 우선 처리한다”며 “정통망법은 손질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 순서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