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사태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오른쪽) 민생경제연구소와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9월15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사 해킹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3370만명의 이름·주소·전화번호가 유출된 ‘쿠팡 사태’와 초소형 기지국 관리 부실로 무단 소액결제가 잇따랐던 ‘KT 사태’를 두고, 두 기업의 소비자 10명 중 8명은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의원실은 KT·쿠팡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KT·쿠팡 이용자 대다수는 2차 피해를 우려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T·쿠팡 이용자의 85.4%가 “2차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고, 84%는 “유사 사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KT의 경우 “전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83.3%에 이르렀다. KT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관리 부실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 이어 서버 해킹까지 확인된 상태다. 정부는 KT 해킹 사태에 대한 민관합동조사에 착수해 4개월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펨토셀을 통한 도청 가능성까지 제기돼 조사단이 이를 검증하느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T 이용자 상당수가 KT의 고객보상안과 정부 제재 수준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KT 이용자 67.4%는 KT의 신규영업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고, “KT가 전 고객 대상 권익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황이 불공정하다”는 답변도 76.2%에 이르렀다. KT는 불법 펨토셀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위약금 면제와 전 고객 대상 유심 교체 이외에는 별다른 보상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지난 17일 쿠팡 청문회에 김범석 의장과 박대준 전 대표가 출석하지 않은 사실만 보아도 쿠팡이 이번 사태에 얼마나 방자한 태도로 대응하는지 알 수 있다”며 “이는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발판 삼아 무책임한 행태를 지속해 온 KT 사례를 쿠팡이 학습한 효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에 대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제재가 없다면 국민들은 이후 발생하는 유사한 사고들에 대해서도 적절한 보상이나 기업에 대한 제재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그러면서 KT 신규 가입의 즉각 중단과 면밀한 최종 조사 결과 발표, KT의 전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 쿠팡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영업정지, 보상안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