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문학사
이광호·강동호·강계숙·심진경·우찬제 지음
문학과지성사 | 232쪽 | 1만6800원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이한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롭게 비평 앤솔로지 시리즈를 내놨다. 1910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문학사의 궤적을 시대순이 아닌 특정한 테마별로 조망하면서 시대마다 논쟁을 촉발했던 질문들을 제시한다.
1차분으로 나온 네 권은 각각 ‘나’ ‘젠더’ ‘사랑’ ‘폭력’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삼았고 총 19명의 문학평론가가 함께했다. 첫 권 ‘나’는 자기에 대한 이해라는 인간 보편의 욕망과 맞닿아 있는 ‘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국의 동시대 문학을 들여다본다. 문지는 “정치·사회·문화 등을 비롯한 다방면의 질서가 급속하게 개편되던 20세기 문학장에서 개인이라는 주체에 대한 탐구는 곧 시대의 요청”이었다고 평했다.
이광호 평론가는 한강의 소설에서 ‘나’의 목소리의 리듬 자체를 재맥락화하거나 배수아의 소설에서 낯선 여성 주체를 생성하는 일인칭 글쓰기 양상을 주목한다. 강동호 평론가는 ‘낭만적 무의식 -진실한 ‘나’의 역사적 근원들’이라는 글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주요한 기원들 중 하나로 낭만주의를 주목하면서 낭만적 충동의 역사적 분열과 실패를 동시대성으로 재해석한다. 강계숙 평론가는 한국 여성시의 시작과 진화의 맥락을 성찰한다.
‘젠더’에서는 김지미, 허윤, 소영현, 김미정, 조연정 평론가가 한국문학이 포착했던 젠더적 소수자의 삶과 그 재현의 한계를 짚는다. 또 이런 제약을 도리어 문학적 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역학을 펼쳐낸 여성들의 초상을 통해 젠더 지형을 드러낸다.
‘사랑’은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질서 속에서 사랑이 어떻게 순환하고 충돌하며 재발명돼왔는지를 살피고 ‘폭력’은 분노, 검열, 애도, 통치성 등의 테마를 통해 폭력의 기원과 전개를 조망한다.
네 권의 책마다 각 키워드별로 표지와 본문을 아우르는 대표 색상을 선정해 상징성을 담았다. 표지 색깔은 ‘나’ 파란색, ‘젠더’ 보라색, ‘사랑’ 붉은색, ‘폭력’ 주황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