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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아보하’

입력 2025.12.28 20:00

수정 2025.12.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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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에 섰다. 말 그대로 내일모레면 2025년이 끝난다.

연말이 되면 올해의 10대 뉴스 등 그해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말글과 씨름하는 사람으로선 올해의 유행어나 신조어에도 관심이 간다. 나름 ‘올해의 10대 단어’를 꼽아볼까 싶었지만 바로 마음을 접었다.

수없이 생겨나는 유행어, 신조어 중에는 한철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많지만 시간이 제법 흘러도 여전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말도 많다. 그렇다 보니 지금의 유행어들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져 퍼지게 됐는지, 실제로 얼마큼 쓰이고 있는지 하나하나 추적하기란 만만찮다. 이 지면에 등장한 ‘칠 가이’ ‘찢다’ 등도 그렇다.

10대 단어 선정은 포기했지만 올해 유행어, 신조어들은 어떤 게 있었는지 찾아봤다. 그 뜻과 어원 등을 훑어보노라니 “이런 말이 있었지”와 “이런 말이 있었다고?” 반응이 계속 교차한다. 어떤 말은 기발하고 재치가 있다. 반면 어떤 말은 맞춤법만 그저 파괴하거나 어감이 그닥 좋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의 말은 ‘별다줄’이다. ‘별다줄’은 ‘별걸 다 줄인다’의 줄임말이다.

신조어에 거부감이 덜한 편인데도 받아들이기 힘든 단어들을 보며 “이제 ‘꼰대’가 된 걸까” 하는데, ‘아보하’란 단어에 눈길이 갔다. ‘아주 보통의 하루’란 뜻이란다. 생김새만 보면 ‘별다줄’이라 할 법도 하지만, 올해처럼 ‘아보하’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 시간이 또 있을까 싶다. 특별한 일 없이 무난하고 평온한 하루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망년(忘年)회를 한 지도 꽤 오래전이다. 이제는 송년(送年)회를 한다. 한 해의 괴로움을 잊겠다며 ‘부어라 마셔라’ 하기보다는 묵은해를 보내면서 새해를 준비한다. 그리고 오늘, 12월29일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이 연말, 잊으려고만 해서는 안 될 듯하다.

그동안 ‘한입 우리말’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전하고 안온하게 ‘아보하’ 같은 2026년 보내시기를… 마지막으로 감사의 마음과 이른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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