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조문객이 국화를 든 채 기도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조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2월쯤 국무총리실로 이관된다. 사고 발생에 책임 있는 국토부의 ‘셀프 조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조치로 담당 부처가 바뀌면서 조사 결과 발표도 내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 참사 1주기를 맞은 29일 국토교통부는 항철위 이관을 위해 국무총리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항철위를 기존 국토부 산하 조직에서 국무총리 소속 독립 조사기구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곧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르면 2월 초·중순에 법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관련 하위 법령 개정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구성되는 항철위는 현재 절반 가량 진행된 사고 원인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공표하는 숙제를 떠안게 된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들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공청회 연기를 요구하며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개정법안을 보면, 위원장을 포함한 항철위 상임·비상임 위원은 법 시행(공포 후 1개월) 즉시 전원 교체된다.현재 35명으로 구성된 항철위 직원 가운데 전문 임기제로 채용되는 조사관 19명(항공 분야 14명, 철도 5명)은 업무를 지속하고 소속만 옮긴다. 국토부 소속인 행정직원 16명은 일부만 총리실로 파견되거나 전원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당초 내년 6월로 예상됐던 조사 완료 시점은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조사는 총 12단계 항공사고 조사 중 6~7단계인 검사·분석·시험 및 사실조사 보고서 작성 단계가 진행 중이다.
항공기 엔진은 제조사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정밀 분석을 마쳤다. 블랙박스에 기록이 남지 않은 사고 직전 4분7초간의 상황은 관제 기록 등으로 재구성했다. 조류 충돌 경위와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소재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이 사고에 미친 영향도 연구용역이 끝났다. 조종사가 비상 절차를 수행한 과정에 대한 상세한 분석, 제주항공의 교육훈련 및 정비 관리 등에 대한 추가적 조사 등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랜딩기어(바퀴 등 이착륙 장치)가 내려오지 않은 경위 등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올해 항철위는 두차례 지금까지 조사 결과 공개를 하려고 했으나 유족들이 국토부가 참여한 조사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유가족협의회를 돕는 황필규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 “소속만 바뀐다고 불신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철위의 인적 구성을 신속히 바꾸고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이 국정조사를 통해 충분히 검증돼야한다”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지난 22일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 건이 통과되고 있다. 한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