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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사시사철 고유의 아름다움으로 이름난 한국의 '사계절'이 기후위기로 인해 사라지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열대야 증가로 여름 체감 기간이 크게 늘고, 봄·가을의 경계가 옅어지면서 계절의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30일 기상청이 지난 113년간 기상관측 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계절은 '여름'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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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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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려지는 ‘사계절’···100년전보다 여름 25일 늘고 겨울 22일 짧아졌다

입력 2025.12.30 10:24

수정 2025.12.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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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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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

열대야 일수 28일···집중호우 일상화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권도현 기자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사시사철 고유의 아름다움으로 불리던 한국의 ‘사계절’이 기후위기 속에서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1912년부터 1940년까지 ‘과거 30년’과 199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0년’을 비교하면 여름은 25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상청은 지난 113년간(1912~2024년) 기상관측 자료를 분석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는 1904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인천·부산·목포를 비롯해 서울·대구·강릉 등 100년 이상 관측 기록을 보유한 6개 지점의 자료를 분석해 작성됐다.

한국의 계절 구조는 ‘여름’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양상이 뚜렷하다. 과거 30년(1912~1940년)과 비교하면 최근 30년(1995~2024년) 동안 여름은 25일, 봄은 5일 길어졌다. 반면 겨울은 22일, 가을은 8일 짧아졌다. 과거에는 체감 기간이 가장 긴 계절이 겨울(109일)이었지만, 최근 30년 동안은 여름이 123일로 가장 길었다. 최근 10년(2015∼2024년)만 평균을 내면 130일로 더 길었다.

과거 30년과 최근 30년 계절 길이 변화. 기상청 제공

과거 30년과 최근 30년 계절 길이 변화. 기상청 제공

폭염·열대야 급증···한파일수는 줄어

폭염일수는 1910년대 평균 7.7일에서 2020년대 16.9일로 2.2배 늘었다. 같은 기간 열대야 일수는 6.7일에서 28.0일로 4.2배 급증했다. 반면 한파일수는 1910년대 3.7일에서 2020년대 1.1일로 줄어들었다. 지난 113년간 한파일수는 10년마다 평균 0.36일, 서리일수는 3.26일씩 감소했다.

도시의 여름은 특히 더 길고 더웠다. 최근 52년(1973~2024년)간 도시 지역의 평균 열대야 일수는 비도시 지역보다 2.2배 많았다. 도시와 비도시 간 열대야 일수 차이는 1970년대 2.2일에서 2020년대 9.1일로 크게 확대됐다.

평균 기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113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평균 0.21도씩 상승했다. 1910년대 12.0도였던 연평균 기온은 2010년대 13.9도로 100년 사이 1.9도 올랐고, 2020년대에는 14.8도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0.9도가 더 상승했다.

역대 연평균 기온 상위 10개 해 가운데 최근 10년이 7개를 차지했다. 2024년은 연평균 기온 15.4도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고, 2023년(14.8도), 2021년(14.5도)이 뒤를 이었다.

계절별로 보면 기온 상승 폭이 가장 큰 계절은 봄이었고, 이어 겨울·가을·여름 순이었다. 봄은 3월, 여름은 7~8월에 기온 상승이 두드러졌다.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봄에 이어 여름, 가을·겨울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마법’처럼 여겨졌던 절기도 점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더위가 꺾인다는 ‘처서 매직’도 통하지 않았다. 처서(8월 23일) 이후에도 폭염이 이어졌다. 올해 8월 하순 전국 평균기온은 27.8도로 평년보다 3.9도 높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입추 이후에도 더위가 계속되는 이른바 ‘입추 붕괴’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 제공

비, 더 짧고 거세졌다

비의 성격도 달라졌다. 지난 113년간 연간 강수일수는 10년마다 평균 0.68일씩 줄었지만, 연간 강수량은 10년당 17.83㎜씩 증가했다. 비 오는 날은 줄었지만, 한 번 내릴 때 더 많은 비가 쏟아지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강수강도와 호우일수, 시간당 50㎜ 이상 강수가 관측된 사례도 모두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집중호우가 일상화되고 있다.

계절별로는 여름과 가을의 강수량이 늘어난 반면, 겨울철 강수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10년당 강수량 변화는 여름(+11.31㎜), 가을(+5.33㎜), 봄(+1.89㎜), 겨울(-0.7㎜) 순이었다. 강수일수는 여름(+0.01일)을 제외하고 봄(-0.17일), 가을(-0.21일), 겨울(-0.31일) 모두 감소했다.

기상청은 “작년과 올해에 시간당 100㎜ 이상의 호우가 각각 16개, 15개 지점에서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 대책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 전문은 기상청 기후정보포털(climat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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