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원!
2026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이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등 사업 관련 비용을 모두 차감하고 순수하게 남는 마진이 이렇게 어마어마하다. 단, 영업이익 전망치는 계속 상향되고 있어서 사실 200조원을 훨씬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약 2000개의 상장기업들이 버는 영업이익을 단 2곳이 만들어낸다는 얘기이고, 우리나라 정부 한 해 예산액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 정도이니 국내 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미국 시가총액 1, 2위인 엔비디아와 애플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180조원, 200조원대임을 감안할 때 주가가 너무 싸다는 생각도 든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6000조원, 5600조원이나 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1000조원이 겨우 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각각 85조원, 76조원인데 최근 국내외 다수 증권사에서 전망치를 계속 올리고 있다. 가장 높게 예측한 곳은 일본의 노무라증권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각각 133조원, 99조원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들이 작성한 보고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100조원에서 110조원, SK하이닉스는 91조원에서 94조원으로 전망했다.
고무적인 것은 매출 증가폭보다 영업이익 증가폭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년 매출액은 각각 20%, 49% 증가하는데 영업이익은 118%, 78%씩이나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양사 모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풀’로 돌리고 있지만 수요가 폭발해서 다 공급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의 구매 담당 임원들이 직접 방한해서 메모리 반도체 물량 확보를 위해 양사에 읍소까지 한다고 알려질 정도이다.
공급부족 현상에 시달리니 자연스레 판매가격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사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고 D램, 낸드 같은 레거시 메모리도 최근 한 달 새 20% 이상 상승했다. 판매가격도 올라가지만 판매량 자체가 급증하니 고정비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반도체 업계에서는 고정비 절감 효과까지 발생해 영업이익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해보면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의 75% 이상이 고정비로 추정된다. 반도체 산업은 매출액이 늘어나면 고정비 절감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더 커지는 손익구조를 갖고 있다.
그들만의 잔치로 여길 수 있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대략 500~1000개로 추산되며 관련 근무자 수도 30만명이라는 집계가 있다. 즉 낙수 효과를 충분히 누린다는 얘기이다. 숫자로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파급 효과가 소·부·장 기업들에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AI 산업이 계속 커질수록 전력, 송배전, 건설, 가스, 화학, 로봇,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산업도 같이 성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고루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외에 물류, 인프라, 금융 등 다른 업종들도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도체 대호황이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두의 잔치로 이어지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길을 잘 찾아 열어주기를 바란다.
박동흠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