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변호사. 법무법인 원 홈페이지 캡처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들이 금융권과 정부 요직에 잇달아 발탁되면서 ‘코드인사’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 스스로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폐쇄적 권력집단) 문제를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인사를 주요 자리에 기용하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사 논란이 불거진 예금보험공사에선 노동조합이 ‘출근 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0일 이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인 김성식 법무법인 원 변호사를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오는 1일쯤 김 변호사의 인사가 확정되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에 이어 금융권 수장이 된 이 대통령의 사시 동기는 3명이 된다. 이 금감원장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 박 회장은 중앙대 법대 동기다.
금융권 밖으로 범위를 넓히면, 공공영역의 요직에 진출한 이 대통령의 사시 동기들은 8명까지 늘어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조원철 법제처장, 차지훈 주유엔 대사,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위철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도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동기들의 진출이 연쇄적으로 이어지자 비판 여론은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 경력이 전무한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는 김 변호사를 임명 제청한 이유로 부실 금융기관 지정 및 파산절차,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실무경험 등을 들었다. 반면 예보 노조 측은 그의 경력과 예보 사장직 간에 실질적인 업무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기업의 부당지원행위나 시장지배적지위남용 등 공정거래 분야에 주로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찬진 금감원장도 금융 관련 이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노조는 김 변호사의 인사가 확정되면 첫 출근에 맞춰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31일 “예보 직원들도 업무상 관련 분야 법조인들을 잘 알지만, 김 내정자는 처음 들어봤다”며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대통령의 ‘사시동기’나 ‘변호 경력’이 대부분으로, 예보 수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금융 전문성이나 경영철학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 스스로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지적하면서 본인의 ‘옛 친구’를 주요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성인 전 홍익대 교수는 “이 대통령이 부득이하게 본인의 말과 다른 행동을 하겠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텐데, 예보 인사의 경우는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이런 인사는 조직은 물론 사장 본인에도 부담이 되고, 금융 시스템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 금융권에서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금융결제원, 여신금융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등이 새 기관장을 기다리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기관에도 이 대통령의 인맥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