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현웅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조직국장(오른쪽), 김영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전KPS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이 31일 청와대 앞 농성장에서 발전소 중대재해 사망사고 해결과 한전 KPS 직접고용 등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가동을 종료한 31일까지도 해당 호기에서 일하던 노동자 일부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는 과정에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1995년 6월 준공 이후 30년 동안 11만8000GWh(기가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해 온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의 발전을 31일 오전 11시30분쯤 공식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는 태안화력 1호기에서 근무했던 노동자 129명 중 2차 하청업체인 한국파워O&M과 삼신 소속 노동자 4명에 대해서는 인력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태안화력 1호기에는 서부발전 원청 소속 65명과 협력회사 소속 64명 등 총 129명의 노동자가 근무해 왔다. 기후부는 지난 10일 태안 1호기를 운영하던 발전 인력 가운데 서부발전 본사 소속 노동자 65명은 구미 LNG발전소로, 한전KPS·금화PSC·한전산업개발 등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64명은 태안화력 내 다른 석탄발전기로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1일 노조 측은 한전KPS의 하도급업체인 한국파워O&M과 삼신 소속 노동자 4명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영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한국파워O&M과 삼신 소속 직원들은 경상정비 업무에 종사하며 원청 정규직과 다를 바 없이 일해왔지만, 발전소가 폐쇄되는 날까지 고용에 대한 약속을 받지 못했다”며 “정부가 말하는 ‘정의로운 전환’에 2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상정비는 발전설비를 정비·점검하는 화력발전 시스템의 핵심 업무다. 지난 6월 공작기계에 끼어 숨진 고 김충현씨도 한국파워O&M 소속으로 경상정비 업무를 맡았었다.
김 지회장은 이날 발전 종료를 기념해 발전소에서 열린 ‘태안화력 1호기 명예로운 발전종료 기념식’에서도 2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한전KPS·금화PSC·한전산업개발 등 1차 하청업체만 초대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한국서부발전 측은 “1차 협력사에는 행사 중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서가 있어 초대했다”며 “2차 협력사는 별도의 행사가 없어 따로 초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앞으로 예정된 석탄화력발전소의 순차적 폐쇄 과정에서도 2차 하청업체 노동자 배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지회장을 비롯한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발전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노숙 농성을 이어가다, 지난 26일 청와대 앞으로 농성장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