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11명에게 자금 건넨 혐의…핵심 공범들 공소시효도 정지
검찰이 2019년 여야 정치인 11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통일교 핵심 인사를 재판에 넘겼다.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점을 고려해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지 하루 만에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송봉준)는 3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송 전 회장과 함께 공범으로 검찰에 송치된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등 3명에 대해서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송 전 회장은 통일교 관련 단체 UPF의 자금 1300만원을 여야 국회의원 11명의 후원회에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정치자금법 31조는 국내외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송 전 회장 등은 2019년 1월 이 의원들에게 각각 100만~300만원을 개인 명의로 후원한 뒤 통일교 법인으로부터 돈을 보전받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 방식을 썼다.
후원을 받은 의원 11명은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나 한·일의원연맹 소속이었다. 20대 국회를 전후해 외통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강석호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심재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다. 외통위 야당 간사를 맡았던 정양석 전 자유한국당 의원도 포함됐다. 이외에 한·일의원연맹 소속으로 알려진 이찬열 전 바른미래당 의원,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도 명단에 있다. 고 유성엽 전 민주평화당 의원도 후원 명단에 포함됐다. 윤 의원 측은 지난 18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송 전 회장으로부터 100만원을 받은 적이 있으나 합법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다른 전현직 의원들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한 총재 등 3명에 대한 공소시효는 2일까지다. 송 전 회장이 기소되면서 다른 공범들에 대한 공소시효는 정지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경기 가평에 있는 정원주 전 비서실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임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경찰이 의원 11명 후원 내역과 별도로 확보한 ‘2019년 통일교 후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