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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4분의 1은 동물 혹은 동물의 신체 일부를 담았다.

말하자면, 고대 이집트인의 사고방식에 인간과 동물의 차별은 없었다.

이에 반해 고대 유대인은 동물을 인간보다 하위 존재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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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동물에게 어떤 존재이고 싶은가

입력 2026.01.01 20:12

동물은 생각한다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 박종대 옮김

열린책들 | 592쪽 | 3만원

[책과 삶]인간, 동물에게 어떤 존재이고 싶은가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4분의 1은 동물 혹은 동물의 신체 일부를 담았다. 사람 이름도 ‘뱀의 누구’ ‘개구리의 누구’ 하는 식으로 동물을 기렸다. 개나 고양이가 죽으면 애도식을 거행했다. 종교에서도 동물의 위상이 강력했다. 동물은 불멸의 영혼이자 신적인 존재였다. 말하자면, 고대 이집트인의 사고방식에 인간과 동물의 차별은 없었다.

이에 반해 고대 유대인은 동물을 인간보다 하위 존재로 여겼다. 이들의 경전 ‘창세기’는 신과 닮은 인간에게 물고기와 새는 물론 “지상의 모든 기어다니는 동물을 지배할” 권리를 부여했다. 기독교 역시 동물을 ‘지배’의 대상으로 봤다. 힌두교에서도 인간이 만물의 척도이며, 동물은 결점투성이 존재이다. 인간이 동물 혹은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 창조되었다는 믿음은 그 이후 유럽인을 비롯한 인류의 동물관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동물관만 놓고 보면 과학도 종교와 닮았다. 저자는 동물을 개념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동물을 하나의 대상으로 지배할 열쇠를 쥐게 되었다고 한다. 동물과 인간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지만, 인간의 자의적 결정에 의해 둘은 분리되고 차별화되었다.

현대 독일 철학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저자는 종교, 과학, 철학, 윤리 차원에서 인간의 동물관을 예리하게 해부한다. 동물을 보호하자면서 동물원은 왜 운영하는지, 반려동물을 애지중지하는 사람이 동물 실험을 하는 것은 모순적인지 등 일상적 윤리 문제도 어렵지 않게 다룬다. 책은 인간이 동물을 바라보고 대하는 지점을 통해 인간을 들여다본다. 동물이라는 거울 앞에 선 인간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동물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 답은 고대의 이집트인과 유대인의 종교 사이 어디쯤 있을지 모른다. 저자는 “호모 사피엔스는 한때 스스로를 정의했던 ‘만물의 영장’, 즉 창조의 우두머리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썼다. 지구의 지배자인 동시에 보호자 역할을 다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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