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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가능한 치매’라는 이 병, 뇌질환 있어도 수술 가능

입력 2026.01.03 09:00

수정 2026.01.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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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압 수두증 환자 58명 분석

수두증 환자는 뇌에 뇌척수액이 과도하게 차 있는 양상이 나타난다.  자료: 보건복지부

수두증 환자는 뇌에 뇌척수액이 과도하게 차 있는 양상이 나타난다. 자료: 보건복지부

치료할 수 있는 치매로 알려진 ‘특발성 정상압 수두증’ 환자는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동반되더라도 수술을 통해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예병석 교수와 신경외과 장원석 교수, 병리과 김세훈 교수 연구팀은 퇴행성 뇌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특발성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뇌 조직 검사와 영상 검사, 수술 예후 등을 종합 분석해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7~2022년 해당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5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특발성 정상압 수두증은 뇌에 물(뇌척수액)이 과도하게 차는 질환이다.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보행 장애와 인지 저하, 요실금 등이 동시에 나타난다. 현재로서는 수술을 통해 뇌척수액을 다른 부위로 배출하는 치료법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 질환 환자 중 상당수는 알츠하이머병이나 루이소체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함께 앓고 있어 수술을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 우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환자가 퇴행성 뇌질환도 앓고 있는지 확인하려 시행하는 뇌 조직 검사가 실제 뇌 상태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를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도록 분석에 들어갔다.

뇌에 과도하게 물이 차는 질환
보행 장애·인지 저하가 ‘동시에’
다수가 알츠하이머 등 함께 앓아

수술 환자 치료 효과 확인 결과
보행 능력·일상생활 기능 호전

이와 함께 보행장애 같은 증상과 관련된 도파민 신경 손상 정도가 수술 후 나타나는 치료 효과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술 중 전두엽 피질에서 소량의 뇌 조직을 채취해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이 있는지 확인하고, 일부 환자에게는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의 검사를 함께 시행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약 40%에서 알츠하이머병 단백질이 확인됐다. 특히 수술 중 시행한 뇌 조직 검사 결과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 결과와 95% 이상 일치해 소량의 뇌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만으로도 실제 뇌에 나타난 병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치료 효과에 대한 분석 결과에선 알츠하이머병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의 회복은 제한적이었지만 보행 능력과 일상생활 기능은 수술 후 유의미하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와 보호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걷기 능력과 생활의 독립성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도파민 신경 기능과 수술 예후의 관계를 분석해보니 검사 결과 도파민 신경 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은 도파민 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된 환자군보다 수술 이후 기능이 회복되는 폭이 더 컸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정상압 수두증 치료에서 퇴행성 뇌질환 동반 여부를 보다 입체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수술을 받은 뒤 호전되는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예병석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가 동반됐다는 이유만으로 수술 효과를 부정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며 “인지 기능과 별개로 보행과 일상생활 기능은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뇌 조직 검사와 도파민 영상 검사를 함께 고려하면 어떤 환자가 수술로 이득을 볼 수 있는지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며 “환자 개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 전략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연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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