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상공에 포착된 미군 헬리콥터.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작전명 ‘확고한 결의’로 명명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 모형까지 제작해 침투 훈련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3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이 완료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개시를 명령한 것은 지난 2일 밤 10시 46분이었다고 밝혔다.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곧 서반구 전역의 20여 개 기지에서 폭격기·전투기·정찰기·첩보기·드론 등 150대 이상의 항공기가 동시에 베네수엘라를 향해 출격했다.
케인 의장은 “육군·해군·공군·해병대·우주군이 미 중앙정보국(CIA)·국가지리정보국(NGA) 등 정보기관 및 법집행기관과 전례 없는 수준으로 협력했다”며 “극도의 정밀성과 통합성이 요구된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 생포를 담당한 병력을 태운 헬리콥터는 탐지를 피하고자 해수면 30m 상공 저고도로 베네수엘라에 진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예 미 육군 델타포스 대원들이 맡은 이번 생포 임무는 2011년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작전 이후 가장 위험한 작전이었다고 전했다.
헬리콥터의 주변을 엄호하기 위해 해병대·해군·공군 병력이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미군의 사이버작전으로 카라카스 일부 지역에서는 일시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케인 의장은 헬리콥터의 안전한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의 방공 체계를 무력화했다면서 작전이 “완전한 기습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헬리콥터가 마두로 대통령의 은신처에 도착한 것은 3일 새벽 2시 1분쯤이었다. 케인 의장은 “목표 지점에 도착하자마자 헬리콥터들이 공격을 받았고, 우리는 자기방어 차원에서 압도적인 화력으로 대응 사격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우리 항공기 한 대가 피격됐지만, 단 한 명의 미군도 사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운동복 차림으로 미군에 생포돼 이송되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양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고, 눈에는 안대가 씌워져 있다. 트루스소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실시간으로 델타포스의 급습 작전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말 그대로 TV 프로그램을 보듯이 그것을 지켜봤다”면서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는) 안전한 장소로 도망가려고 애썼지만, 실제 그곳은 안전하지 않았다”며 “매우 두껍고 무거운 강철 문이 설치돼 있었지만 47초만에 폭파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그는 우리 요원들의 진입속도가 너무 빨라 그 문에 도달하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현장에선 상당한 저항이 있었고, 총격전이 이어졌다”면서 “마두로는 또 다른 안전장소로 도망가려 했고 그 건물 내부까지 도달했지만 결국 그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생포한 미군은 전투기와 공격 드론의 엄호하에 헬리콥터를 타고 작전 지역을 벗어났다.
케인 의장은 이번 작전을 위해 CIA가 지난 8월부터 현지에 팀을 파견해 “마두로의 은신 장소는 물론 그가 어디를 오가는지,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입는지, 어떤 반려동물을 키우는지까지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CIA는 스텔스 드론은 물론 마두로 대통령에게 접근할 수 있는 첩보원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NYT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 안전가옥을 복제한 모형을 만들어 침투 방법 등을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 의장은 미군이 작년 12월 초에 작전을 수행할 준비를 마쳤지만,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며, 마두로 대통령이 다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넘겨 적절한 때를 기다려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