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베네수 야권 대신 마두로 정권 부통령과 손 잡겠단 트럼프, ‘레짐 체인지’의 수렁 피할 수 있을까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미국이 자국 이익에 반하는 외국 정권을 전복시킨 것이 베네수엘라가 처음은 아니다.

그는 "아프간, 리비아, 이라크에서 초기의 전술적 성과가 전략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장기 점령과 예기치 못한 후과를 초래한 바 있다"며 "베네수엘라도 군 내부 분열, 범죄조직 확산, 내전, 지금보다 더 나쁜 독재정권의 등장까지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 "매우 좋은 여성"이지만, 베네수엘라를 이끌 만큼 "자국 내에서 지지나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말한 것도 야권의 군부 장악력을 못 미더워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베네수 야권 대신 마두로 정권 부통령과 손 잡겠단 트럼프, ‘레짐 체인지’의 수렁 피할 수 있을까

입력 2026.01.04 11:56

수정 2026.01.04 14:58

펼치기/접기
미군에 3일(현지시간) 생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뉴욕 마약단속국(DEA)으로 이송되고 있다. 백악관 소셜미디어 계정

미군에 3일(현지시간) 생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뉴욕 마약단속국(DEA)으로 이송되고 있다. 백악관 소셜미디어 계정

미국이 자국 이익에 반하는 외국 정권을 전복시킨 것이 베네수엘라가 처음은 아니다. 파나마·니카라과·과테말라·아르헨티나 등 미국의 이익과 직결된 중남미 지역은 물론 리비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들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레짐 체인지’가 언제나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그에 따른 장기적인 후폭풍과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질 수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과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그 예이다. 미국은 친미 정권을 세우기 위해 엄청난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탈레반의 귀환을 막지 못했으며, 이라크의 극심한 혼란은 이후 이슬람국가(IS) 탄생의 자양분이 됐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권력 이양이 가능해질 때까지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 지상군 투입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영토가 한국의 9배에 달하는 데다 지형이 험준해 치안 유지가 쉽지 않다. 또 27년 동안 좌파 정권이 통치해 온 만큼 반미 정서가 강하고, 수많은 무장단체가 난립하고 있어 미국을 군사작전 장기화의 ‘수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미 싱크탱크 외교협회의 섀넌 오닐 부회장은 “미 의회와 국민 모두 미군이 베네수엘라에 장기 주둔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한동안 베네수엘라에는 불확실성, 분열, 그리고 어쩌면 혼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군사 질서는 무너졌고, 현재 지도부는 충성파와 부패한 인사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억압적인 비밀경찰, 콜렉티보라 불리는 민병대, 반군단체 등까지 난립하고 있어서, 충분한 무장 지원이 제공되지 않으면 베네수엘라 야권이 정권을 잡더라도 물리적 통제권을 장악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3일(현지시간) 무장을 한 채로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 주변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UPI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3일(현지시간) 무장을 한 채로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 주변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보수 진영 싱크탱크 국방우선순위의 대니얼 드페트리스 연구원도 “작전은 효과적으로 수행됐지만, 마두로 축출은 쉬운 부분일 뿐이며 문제는 그 이후”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프간, 리비아, 이라크에서 초기의 전술적 성과가 전략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장기 점령과 예기치 못한 후과를 초래한 바 있다”며 “베네수엘라도 군 내부 분열, 범죄조직 확산, 내전, 지금보다 더 나쁜 독재정권의 등장까지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 “매우 좋은 여성”이지만, 베네수엘라를 이끌 만큼 “자국 내에서 지지나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말한 것도 야권의 군부 장악력을 못 미더워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카리브해 지역 자문회사인 오리노코 리서치의 엘리아스 페레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의 석유 접근권 확보, 마약 범죄 소탕”이라면서 “그런 것을 위해서는 굳이 민주주의 모델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CNN에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단 한 번도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한 주민은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후 마두로 정권의 부통령에게 통치권을 맡기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CNN에 말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마두로가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각에서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배치되는 이번 베네수엘라 대상 군사 작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처음엔 이번 작전을 “눈부신 야간 공격”이라고 평가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밝히자 “이라크 전쟁의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며 거리를 뒀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은 “마가 지지자들이 다른 나라의 정권교체를 위한 전쟁을 끝낸다는 생각으로 트럼프에 투표했으나 착각이었다”며 공개 비판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