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재범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데뷔 40주년 기념 전국 투어 및 8집 선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임재범(62)이 가요계 은퇴를 선언했다.
임재범은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이번 40주년 투어를 끝으로 무대에서 물러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은퇴를) 오랫동안 고민했다. 수없이 돌아보고, 수없이 저 자신과 싸웠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여러분 앞에 제 마음을 솔직하게 꺼내 놓으려 한다”면서 “차마 여러분을 바라보며 전할 용기가 나지 않아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글로 먼저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무대에 서면 여전히 심장은 뜨겁지만 그 뜨거움만으로 다 감당하기엔 제가 가진 것들이 하나, 둘 제 손을 떠나고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임재범은 “저에게도, 여러분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그래서 더 고맙다”면서 “여러분은 제 노래의 시작이었고, 제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리고 마지막을 정리하는 오늘 이 순간에도 여전히 제 곁에 이렇게 서 계신다”며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저의 노래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 제 삶을 함께 걸어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다. 그리고 정말 미안하다. 오늘 이 마음을, 여러분의 기억 속에 부디 따뜻하게 간직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임재범은 지난해 11월 29일 대구를 시작으로 40주년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 ‘나는 임재범이다’를 열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오는 5월까지 서울, 부산, 수원, 고양, 광주 회차를 남겨두고 있다.
임재범은 1986년 서울고등학교 동창인 신대철의 밴드 ‘시나위’ 보컬로 합류하며 데뷔했다. 그룹 시절 대표곡으로는 ‘크게 라디오를 켜고’, ‘그대 앞에 난 촛불이어라’ 등이 있다.
이후 1991년 솔로로 전향, ‘이 밤이 지나면’ ‘너를 위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비상’ 등 다수의 히트곡을 선보였다. 특유의 거칠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90년대 록발라드 전성기를 이끈 가수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특히 ‘고해’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노래방 18번 곡’으로 손꼽힐 만큼 남성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10년 KBS 드라마 <추노>의 메인 타이틀 곡인 ‘낙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대중들에게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임재범은 현재 JT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 4>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3년 만에 신곡 ‘인사’를 발표했다.
임재범은 당시 신곡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데뷔 40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레전드’라는 수식어에 대해 “시간이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다”며 “조용필, 패티김, 윤복희 선배님이 받아야 할 수식어다. 난 아직 그 수식어를 받을 만한 연륜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는 겁도 없이 달려들어서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런데 10년, 20년, 30년이 지나니 소리 내는 것조차도 하나하나가 두렵다”며 “가면 갈수록 음악이 어려워진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