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 1만명 넘기며 3년 연속 증가세
향후 양도세 중과·보유세 개편 등 대비
장기 보유 고령층 자산 재배분 나선 듯
한국부동산원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인 8.71%라고 발표한 지난 1일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정효진 기자
서울에 20년 넘게 보유해온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오피스텔 등)을 판 사람이 지난해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주택을 장기 보유한 고령층이 자산 재배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의 20년 초과 보유 집합건물 매도인은 1만136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20년(8424명)보다도 많다.
20년 초과 보유 집합건물 매도인은 2022년 3280명, 2023년 4179명, 2024년 7229명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기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연간 8.71% 오르며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23.4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치구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송파구는 연간 변동폭이 20.92%에 달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지역에 20년 초과주택 매도인이 많았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가 1위로 지난해 1157명(전체의 10.2%)이 20년 초과 보유 집합건물을 팔았다. 이어 송파구(1001명), 양천구(756명), 노원구(747명), 서초구(683명), 영등포구(568명) 등의 순으로 20년 초과 집합건물 매도인이 많았다.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전체 10만9938명 가운데 20년 초과 보유 매도인 비중은 10.3%에 달했다. 20년 초과 보유 집합건물 매도인의 비중이 2013년 2.9%에서 12년 연속 증가하며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것이다.
반면 집합건물을 매수하고 2년 이내 되파는 ‘단타 매매’ 비중은 4.7%로 지난해 역대 최저치였다. 서울에서 2년 이하 보유 집합건물의 매도인 비중은 2022년 14.6%에 달했는데 2023년 9.1%, 2024년 4.8%로 감소했고 지난해는 0.1%포인트 더 떨어졌다.
이 같은 추세에는 서울 집값 상승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9일까지 유예된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고, 6·3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난해 서울 집값이 많이 올라 60~70대 1주택자는 장기보유 특별공제로 세금 부담 없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2주택자들도 향후 양도세나 보유세 부담을 고려해 집을 팔고 금융자산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