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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제국주의식 주권 침탈 규탄한다

입력 2026.01.04 19:05

수정 2026.01.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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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압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압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이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기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뉴욕으로 압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 마두로를 미국 법정에 세우기 위해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사작전을 펼쳤다”며 “적절한 시기에 안전한 정권 이양이 가능해질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서반구 지배력 강화와 석유자원 확보를 위해 무력으로 주권국가를 굴복시킨 경악스러운 사태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각자의 세력권에서 지배력 강화를 노골화하는 ‘불량 초강대국 시대’의 서막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 압송 사실을 밝힌 뒤 “사회주의 정권에 강탈당한 미국 석유 인프라를 되찾겠다”며 “지상군 투입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침공을 형사 사건 피의자를 위한 법집행 절차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미국의 침공은 국제분쟁을 ‘국제평화와 안전·정의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하고 ‘무력 위협이나 행사를 삼간다’고 규정한 유엔 헌장(2조 3·4항)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유엔 창설 주체인 미국이 지난 80여년간 국제사회와 함께 발전시켜온 규칙 기반 질서를 스스로 허문 것이다. 물론 마두로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점이 ‘자결 원칙 존중에 기초’(1조 2항)하도록 합의한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군사적 공격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더구나 미국이 명분으로 들고 있는 마약이나 테러의 우두머리라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다.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를 장악함으로써 서반구 통제력을 확대하고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것이 침공 이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쿠바·콜롬비아를 향해서도 위협적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국의 군사행동은 미국이 19세기 제국주의식 ‘세력권 정치’로 퇴행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미국의 이번 침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것이자, 대만을 위협하며 동아시아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미국 외교정책의 푸틴화”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군사적 행동을 멈추고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스스로 정치체제와 국가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개입도 자제해야 한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이 더 큰 혼돈의 시작이 되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힘이 곧 정의’였던 시대가 초래한 인류의 비극이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내 교민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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