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연 식료품점선 생필품 사재기
거리 곳곳엔 친정부 무장 민병대
해외 체류 베네수 국민은 “환영”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해 미국으로 강제 이송하는 사태가 발생한 후 수도 카라카스 등 주요 도시에선 무장 민병대가 거리에 나오고 시민들이 생필품을 비축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CNN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고요한 카라카스 거리의 모습을 전했다. 이날 카라카스 시내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다.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았으며 대중교통도 운행을 멈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대중교통 운행이 멈춰 많은 이가 직장에 출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공습을 받은 군사기지 인근 지역은 전기가 끊기기도 했다.
문을 연 일부 식료품점, 약국, 주유소 등에는 시민들이 줄을 길게 섰다. 마트를 방문한 이들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생필품을 비축하고자 카트에 물, 화장지 등을 가득 담았다.
베네수엘라의 친정부 무장 민병대인 콜렉티보 대원들이 무기를 든 채 카라카스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무장한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카라카스 거리에 나타났지만 그 수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콜렉티보 대원 약 300명은 베네수엘라 대통령궁 인근에서 미국의 공격을 규탄하는 친정부 집회를 벌였다. 베네수엘라 국영언론은 거리에서 미국을 규탄하고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대의 집회 현장을 되풀이해서 보도했다. 마두로 정권에 반대했던 시민들 일부는 자택 발코니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을 축하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갑작스러운 미국의 공습 이후 불안을 호소했다. 카라카스에 거주하는 알론드라(32)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이 더 악화할까 걱정된다”며 “모든 것이 더 나빠지고 우리가 버텨낼 수 없을 것 같아서 절망적”이라고 했다. 카라카스의 한 운전기사는 “전쟁터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침묵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CNN에 말했다.
NYT는 익명의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으로 군인과 민간인 최소 4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카라카스 공항 서쪽에 있는 해안 지역인 카티아 라 마르의 3층짜리 아파트 단지는 공습으로 외벽이 무너졌다.
반면 해외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거리에서 마두로 정권의 축출을 환영했다. 미 플로리다주 도랄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생포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도랄은 미국에서 베네수엘라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도랄에 모인 베네수엘라인들은 베네수엘라 국가를 부르고 “자유”를 외쳤다.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약 800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해외로 이주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 싱크탱크 미주대화의 선임연구원 마이클 시프터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베네수엘라의 불안과 우려가 더욱 고조됐다”며 “베네수엘라인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 질서정연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며 고통을 줄여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