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영원한 ‘국민배우’ 안성기 별세···한국 영화의 가장 큰 별이 지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혈액암 투병 중이던 '국민 배우' 안성기가 5일 세상을 떠났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영화 부흥의 중심에 있던 고인에게는 '국민 배우'라는 수식어가 함께했다.

아역 시절을 포함해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거지부터 대통령까지, 안 해본 배역이 없는 '캐릭터의 만물상'으로 불렸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영원한 ‘국민배우’ 안성기 별세···한국 영화의 가장 큰 별이 지다

입력 2026.01.05 10:03

수정 2026.01.05 15:31

펼치기/접기
  • 전지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배우 겸 영화제작자인 아버지 영향

만 5세 때 김기영 감독 ‘황혼열차’ 데뷔

‘바람 불어 좋은 날’ 덕배 역으로 주목

아역시절 포함 200여편 ‘캐릭터 만물상’

혈액암 투병 중 대종상영화제 공로상

“오래 연기하는 게 꿈이자 숙제” 소감

배우 안성기. 경향DB

배우 안성기. 경향DB

혈액암 투병 중이던 ‘국민 배우’ 안성기가 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한국영화협회에 따르면 안성기는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한 지 6일 만이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영화 부흥의 중심에 있던 고인에게는 ‘국민 배우’라는 수식어가 함께했다. 아역 시절을 포함해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거지부터 대통령까지, 안 해본 배역이 없는 ‘캐릭터의 만물상’으로 불렸다.

1952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만 5세 때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했다. 배우 겸 영화제작자였던 아버지 고 안화영씨를 통해 우연히 이뤄진 데뷔였다. 김기영 감독은 캐스팅한 아역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자 <황혼열차>의 기획자였던 안씨에게 ‘아들을 데려와 보라’고 했다. 3형제 중 둘째 안성기는 곧잘 연기를 해냈고, 이후 섭외 제안이 꾸준히 들어왔다.

7세에는 <10대의 반항>(1959)으로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에서 소년특별연기상을 수상했다. 그는 중3때 <얄개전>까지 10여년 간 70여 편의 영화에서 아역 배우로 활동했다.

영화 <흑수선>의 한 장면. 배우 안성기(오른쪽). 경향신문 아카이브

영화 <흑수선>의 한 장면. 배우 안성기(오른쪽). 경향신문 아카이브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연기와 잠시 멀어졌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한 그는 ROTC 출신 장교로 군복무를 마쳤다. 다시 배우가 되기로 마음 먹은 건 20대 중반부터였다. 하지만 무명 생활은 4년 가까이 이어졌다. 성인 연기자로서 주목 받기 시작한 건,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에서 말을 더듬는 중국집 배달부 ‘덕배’ 역을 맡으면서다. 고인은 이 작품으로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자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1980년대 한국 영화사는 고인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임권택, 이장호, 배창호 등 거장뿐 아니라 이명세, 박광수, 장선우, 강우석 등 당시의 젊은 감독들의 작품에 두루 출연했다. 특히 배창호 감독의 페르소나로서 <꼬방동네 사람들>(1982),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 <황진이>(1986) ,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등 13편을 함께했다.

1984년 촬영된 배우 안성기의 모습. 경향신문 아카이브

1984년 촬영된 배우 안성기의 모습. 경향신문 아카이브

고인이 맡은 작품들은 반공영화, 문예영화, 멜로드라마 일색이던 1970년대~1980년대 초 영화계에서 벗어난 주제 의식을 갖춘 영화들이었다. 배우가 ‘딴따라’로 불리던 시절, 배우가 더 존중받는 직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더 까다롭게 작품을 골랐다고 한다. 진한 베드신이 있는 영화는 찍지 않기로도 유명했다.

그는 2023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좋은 영화, 의미 있는 배역, 감동 주는 이야기로 대중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인의 행보는 ‘영화 배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는 사생활에서도 구설수 없이 겸손하고 자기 절제력 있는 모습으로 귀감이 됐다.

1990년대 이후 대표작은 안성기·박중훈 콤비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투캅스>(1993),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한국 영화 사상 첫 첫만 영화 <실미도>(2003) 등이다. <하얀 전쟁>(1992), <태백산맥>(1994), <부러진 화살>(2012) 등 사회성 있는 영화에도 활발히 출연했다.

배우 안성기가 2019년 10월 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선명 기자

배우 안성기가 2019년 10월 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선명 기자

박중훈과 함께 찍은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2006)는 고인이 “잊을 수 없는 작품”이자, “나와 닮은 캐릭터”라고 자주 언급할 만큼 특별히 애정하는 작품이었다. 2022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우울한 캐릭터보다 밝고 희망적인 역할이 마음에 들고, 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중훈은 자신의 에세이 <후회하지마>에서 “선생님을 물로 비유하자면 따뜻한 온도의 물이라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고인은 한국 영화계 주요 사안에 목소리를 낸 어른이기도 했다. 2000년부터 스크린 쿼터 수호천사단 단장을 맡고, 2006년에는 스크린쿼터 비상대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2010년에는 ‘시네마테크 건립 추진위원회’의 일원으로 ‘영화 도서관’인 시네마테크 건립을 촉구했다. 2013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2023년 4·19 민주평화상을 수상했다.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고인은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바로 치료에 들어가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병이 재발하며 다시 투병 생활에 들어갔다.

2023년 4월 19일 4·19 민주평화상 4회 수상자인 배우 안성기 씨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출연한 작품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4월 19일 4·19 민주평화상 4회 수상자인 배우 안성기 씨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출연한 작품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인은 “오래 연기하는 게 꿈이자 숙제”라고 늘 밝혀왔다. 2022년 대종상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은 그는 참석 대신 보낸 영상을 통해 “나이를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최근 들어 시간과 나이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영화로 찾아뵙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투병 중에도 <노량: 죽음의 바다>(2023)에 출연했는데, 짧지 않은 시간 분장하고 30kg에 육박하는 갑옷을 입고 촬영에 임하는 등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진행된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 영화인들이 운구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오소영씨와 아들 2명(다빈, 필립)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은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