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한 사태를 두고 한국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번 사태로 심화된 국제 질서의 균열이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침공 작전을 벌여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생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했다. 국가 정상이 다른 나라에 의해 체포된 충격적 사건에 한국 시민들도 큰 혼란을 겪었다. 외신 보도로 소식을 접한 20대 남성 A씨는 5일 “‘미국이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제 사회의 시선을 고려할 여유조차 없을 만큼 패권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방증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조찬우씨(29)도 “이라크 파병 실패를 겪은 뒤라 베네수엘라 침공까지는 하지 않을 줄 알았다”며 “설마 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져 처음엔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고 했다.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3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부 시민들은 이번 사태가 한반도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오리(활동명·30대)는 “오늘은 마두로였지만 내일과 모레는 또 누가 표적이 될지 알 수 없다”며 “국제 질서가 무너지고 각국이 각자도생으로 돌아간다면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입지는 더욱 난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한국이 미국 편에 설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군사 지원 같은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국제 사회가 미국의 행보를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잇따라 비판했다.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은 이날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마약 퇴치’는 명분에 불과하며 타국 정권을 무력으로 전복하고 내정에 개입하는 것은 현대판 식민 지배 시도”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정치·사회적 문제는 외부 개입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군사 작전은 미국 의회의 승인 없이 진행돼 미국 국내법은 물론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권국에 대한 무력 침공을 금지한다’는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