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가 고액 의료비가 드는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현행 10%에서 최대 5%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희귀질환 치료제를 건보 적용하기까지 걸리는 기간도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절반 이상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과 함께 이러한 내용의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마련해 5일 발표했다.
우선 의료비 부담이 큰 희귀·중증난치질환자의 산정특례 지원을 암 환자 수준으로 강화한다. 산정특례는 진료비 부담이 큰 암, 뇌혈관,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을 낮춰주는 제도로 희귀·중증난치질환의 경우 현재 10%를 적용받고 있다. 정부는 이를 암 환자 수준인 5%까지 단계적으로 낮춘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만 질환별 의료비 부담 편차가 있어서 일괄로 인하할지, 질환별로 차이를 두고 적용할지 등을 논의해 하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2024년 기준 질환별 연평균 본인부담액은 혈우병 1044만원, 혈액투석 314만원, 복막투석 172만원 등으로 차이가 커 인하 방식에 따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산정특례 적용 대상도 확대된다. 선천성 기능성 단장증후군 등 70개 희귀질환을 산정특례 대상에 추가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산정특례 적용을 유지하기 위해 5년마다 해야 했던 산정특례 재등록 절차도 간소화한다. 기존에는 희귀·중증난치질환 중 312개에 대해서 재등록 시 진단검사 결과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으나, 완치가 어려운 질병 특성상 반복적인 고가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검사 결과를 제출하지 않도록 했다. 이미 이달부터 샤르코-마리투스병 등 9개 질환에 대해 재등록 시 검사 결과 제출 요건이 삭제됐으며, 앞으로 전체 질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저소득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비 지원사업도 확대한다. 지원 대상을 선발할 때 두던 부양의무자 소득·재산 기준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보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급여 적정성 평가·협상 절차를 변경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보 등재 기간을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할 계획이다.
희귀질환 환자가 치료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공적 공급도 확대한다. 환자들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던 자가치료용 의약품을 정부가 직접 구매·공급하는 ‘긴급도입’ 제도를 매년 10개 품목 이상 확대해 2030년까지 41개 품목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익성이 낮아 공급 중단 우려가 있는 필수의약품은 정부가 제약사에 생산을 요청해 전량 구매하는 ‘주문제조’ 방식을 추진한다.
또한 희귀질환 의심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 지원을 확대하고, 현재 13개 시도의 17곳에 있는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올해 15개 시도의 19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올해부터 우선 시행 가능한 대책은 조속히 이행하고, 추가로 필요한 과제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며 “희귀·중증난치질환자가 희망을 갖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