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난달 12월15일 경기 가평군 통일교 본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정효진 기자
‘통일교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다시 조사했다. 경찰은 한일해저터널 사업 등 금품 수수 의혹의 배경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면서 검찰과 합동수사본부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본부장에 대한 3차 조사를 진행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11일 윤 전 본부장을 처음 조사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윤 전 본부장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해 2차 조사를 했다.
수사팀은 윤 전 본부장에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벌인 통일교의 금품 로비 의혹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2018~2020년 전 의원과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지난달 10일 이 사건을 경찰로 이첩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이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하고,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접근한 뒤 수천만원 상당의 목걸이와 고급 브랜드 샤넬 가방 등을 선물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사팀은 이날 통일교 숙원사업인 한일해저터널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세계피스로드재단’ 관계자들을 불러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피스로드재단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한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에 대해 디지털포렌식을 할 때는 피압수자나 변호인이 참여해야 한다.
수사팀은 지난달 31일에는 박모 전 세계피스로드재단 이사장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했다. 경찰은 통일교 측이 한일해저터널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 의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이라 의심한다. 수사팀은 이날 다른 통일교 관계자 1명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통일교 수사를 위해 검찰과 합동수사본부를 꾸리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5일 오전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검찰청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협의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등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