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러라고서 극비 작전 보고받고 지휘
‘보안 조치 허술’ 비판 꾸준히 제기돼
2022년에는 ‘무단 반출 기록물’ 발견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왼쪽부터), 존 랫클리프가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생포 작전을 지켜본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인 영역에서 국가안보의 중대사를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CNN은 4일(현지시간) 마러라고 리조트가 “지도자의 실각, 장군의 암살, 반군의 미사일 공격 등 극비 작전이 벌어지는 익숙한 장소가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을 생중계로 지켜본 마러라고 리조트의 임시 상황실에는 보안 인터넷 회선, 정교한 전화 시스템, 엑스에 올라온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니터 등이 설치됐다. 한 관계자는 이 장치들은 마러라고 리조트의 손님들이 없는 은밀한 장소에 설치됐다고 말했다.
미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거의 매일 골프를 치는 등 휴가를 보내는 중에도 리조트 내 보안 시설에서 베네수엘라 작전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의 생포·이송 장면을 “TV 프로그램을 보듯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방 하나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봤다”며 “장군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미 대통령들은 이른바 ‘워룸(War Room)’으로 불리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주요 작전을 보고받고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주요 군사 작전에 관한 결정과 지휘 등을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진행해 왔다. 2020년에는 마러라고 리조트 지하실에서 국가 안보 고위 관리들과 카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지난 9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작전을 지켜봐 왔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해 12월24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로 걸려온 어린이들의 전화를 받는 행사를 열고 있다. AFP연합뉴스
과거부터 마러라고 리조트의 보안 조치가 허술하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9년에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소지한 중국인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리조트로 들어왔다가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최근 마러라고 리조트에는 저격수, 폭발물 탐지견, 내부 수로를 순찰하는 보트와 보안 전화 및 인터넷 회선 등이 설치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22년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 수색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무단 반출한 것으로 알려진 기록물을 발견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 개인 사업, 사생활의 경계를 허무는 통치 방식을 반영한다”며 “외교와 의사 결정의 핵심적인 순간들을 공식적인 의례보다는 충성심에 기반한 환경에서 이뤄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5년 마러라고 리조트를 사들여 개인 별장 겸 회원제 리조트로 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 리조트를 주거지로 지정하고 주요 인사들과 회동을 자주 벌여 이곳은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