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세상 읽기]국민연금기금을 공공의료에 투자한다면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세상 읽기]국민연금기금을 공공의료에 투자한다면

입력 2026.01.05 20:46

수정 2026.01.05 20:47

펼치기/접기

2026년에는 과거와는 다르지만 낯설지 않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변화는 반드시 여러 부문에서 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예컨대 인공지능(AI) 활용이 가져올 문명사적 전환과 빠른 고령화만큼, 우리 사회보장체계에도 상상력과 현실의 결합을 통한 변화가 꼭 필요하다. 지각변동의 시대에는 이전보다 든든한 사회보장제도가 시민의 삶을 지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령화 시대에는 사회보장의 큰 축인 의료 부문도 변화해야 한다. 그 변화는 보편적인 건강권을 지향하는 것이니만큼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불과 몇년 전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질병을 예방하고 의료서비스를 체계적으로 배분하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깨달은 바 있다. 절대적으로 수가 부족한 한국 공공병원은, 보유한 자원을 넘어서는 200%의 역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공공병원은 늘어나지 않았다. 산업 발전의 관점에서 의료를 말할지언정 공공의료 확충은 언급되지 않는다.

괜찮은 걸까?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평균 57%였다. 한국은 5.2%로 격차가 크다. 공적 건강보험이 없어 의료보장이 뒤떨어져 있다고 하는 미국도 그 비중이 22.5%이다. 병상 수로 봐도 한국은 공공의료기관 비중이 9.5%에 불과하지만, OECD 평균은 71.6%에 달해 격차가 더 크다. 소아과 오픈런, 산부인과 없는 지역 등 의료접근성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나 로봇 같은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3월부터 노인을 비롯한 지역민에게 돌봄과 의료서비스를 연계시켜 제공한다고 하지만 지역사회통합돌봄은 공공의료기관이 촘촘하게 깔려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전체 의료비용을 통제하면서 모두에게 건강권을 보장하려면 공공의료 확대가 필수적이다.

공공의료를 대폭 늘리기 위해서는 돈이 든다. 일할 의사 양성은 물론이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는 정부의 빠른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렵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부 재정 투입이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이루어지도록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역할을 연기금이 할 수 있다면 우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정부가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연기금이 구입한다면, 정부의 재정 부담을 수십년에 걸쳐 분산시킬 수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대표적으로 사회보장을 위해 조성된 기금이다. 그러나 국민연금기금의 복지투자 비율은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거의 전부 금융 부문에 투자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이 아예 없는 줄 아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그 규모는 2025년 10월 말 기준 1427조7000억원에 달한다. 공적 연기금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규모로 세계 3위이다. 즉 사회투자 여력이 있다. 기금 5%의 사회투자만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욱이 연기금 중 절반이 넘는 737조7000억원이 보험료가 아닌 투자로 발생한 몫이기에, 적어도 일부는 모두의 삶의 질을 위해 투자할 만하다.

국민연금기금 중 300조원 이상은 이미 국내 채권에 투자되고 있다. 이는 공공의료 인프라 투자로 인한 수익률 하락은 없거나 그 효과가 크지 않음을 뜻한다. 이미 채권투자는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공공의료의 배치, 운영, 인력, 재정은 모두 정부가 책임질 몫이다. 즉 연기금 사회투자는 정부가 할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도록 만드는 장치이다. 더욱이 이를 통해 1차 의료체계가 튼튼해지고 의료 격차가 줄어들고 모두의 건강권이 증진된다면, 지역 균형발전을 돕는다면 그 가치는 더욱 크다. 새로운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응력도 강화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낯설지 않은 이 상상을 실현하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국가의 역량이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