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마리나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6 미디어데이에서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소개하러 걸어가고 있다. 오동욱 기자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경연장인 ‘소비자가전 전시회(CES) 2026’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6일 개막됐다. 160여개국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한 올해 CES를 관통하는 화두는 ‘피지컬 AI’와 로봇이다. AI와 로봇이 우리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인간과 동행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CES는 피지컬 AI와 그 대표적 분야인 ‘지능형 로봇’의 각축전이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전날 특별연설에서 로봇 2대와 함께 무대에 올라 “AI의 다음 단계는 로봇공학”이라며 피지컬 AI 담론을 주도했다. 또 “자율주행이 첫 대규모 피지컬 AI 시장”이라며 벤츠와 협업한 자율주행차를 1분기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의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관절이 360도 회전하고 유연하게 걸어 다니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2년 뒤 미국 공장에 투입되면 50㎏ 물체를 2.3m 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식의 완전한 자율 동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LG전자는 다섯 손가락을 가진 홈 로봇 ‘클로이드’의 아침식사 준비와 세탁물 정리 등을 시연했으며, 삼성전자는 AI 냉장고와 세탁기 등이 사용자 요구를 이해하고 동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는 로보틱스 분야 혁신상 출품 수가 지난해보다 32% 증가했다고 한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맥락을 이해하는 AI가 이제 ‘몸’을 갖추고 직접 행동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아직 인간 행위를 뛰어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걸 극복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특히 피지컬 AI는 자동차·조선·반도체·제약바이오 등의 제조 역량·기술·현장을 가진 한국의 경쟁력이 높아 저성장 터널을 빠져나갈 신성장동력으로 지목되는 분야다. 미국의 빅테크들과 무섭게 굴기하는 중국의 기술 약진 속에서 한국도 정부와 기업들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하지만 AI 기술이 가져올 세상이 꼭 장밋빛만은 아닌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점차 첨단화하고 비용·시간도 줄일 수 있는 AI를 제조업·생활·지식산업·행정 전반에 활용한다는 건 일자리 축소를 동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던 보건업 등의 분야에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되면 노동시장 구조 자체가 변할 수밖에 없고, 그 타격은 저숙련·고령층 노동자부터 입게 된다. AI가 가져올 기회와 어두운 미래를 함께 대비해 ‘인간을 위한 AI’ 원칙을 세우고, 로봇세 도입·기본소득 보장·양극화 완화 같은 미래 사회의 안전망 확보 작업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