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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왜 매번 트럼프 예측에 실패할까

입력 2026.01.06 20:04

수정 2026.01.0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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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리브해에 전개해 놓은 전략자산들을 두 눈으로 보고서도, 설마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납치·생포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란 핵시설 폭격부터 베네수엘라 사태까지, 왜 우리는 매번 트럼프를 예측하는 데 실패하고 마는 것일까. 군사전문매체 ‘워온더락’ 설립자인 라이언 에번스가 분석한 몇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트럼프를 너무 쉽게 ‘○○주의자’로 분류하려는 습성이다. 에번스는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고립주의자, 잭슨주의자처럼 익숙한 전략적 범주에 꿰맞추려는 성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범주는 세상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현실주의자는 정권교체를 피하려 하고, 잭슨주의자는 보복을 하지만 개입은 하지 않으며, 고립주의자는 새로운 책임을 떠맡으려 하지 않는다는 식이다. 하지만 그러한 틀로 트럼프의 행동을 읽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일수록, 그를 예측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에번스는 지적한다.

둘째, 우리는 트럼프의 발언을 너무 쉽게 ‘허세’로 취급해 무시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구속력 있는 발언으로 받아들여 침소봉대하곤 한다. 베네수엘라의 경우엔 많은 사람이 트럼프의 발언을 허풍으로 여겼다. 그러나 트럼프에겐 공적인 발언 자체가 일종의 ‘(실험) 도구’이며, 그는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숙성시킨 후 갑작스럽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에번스는 말한다. 즉, 지금 당장은 트럼프의 위협적 발언이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관료 집단이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때까지 그 위협은 잠복해 있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의 발언은 ‘거짓 혹은 진실’이 아니라, 더 길고 비선형적인 흐름의 일부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단 것이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를 단일한 행위자로 상정하는 오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역별·사안별로 서로 다른 연합들이 끊임없이 권력 투쟁을 벌이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정책에선 무역 협상파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손을 들어줬다면, 서반구 정책에선 강경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사안별로 누가 트럼프의 귀에 가장 가까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중국·러시아와의 관계에선 운신의 폭이 작았던 매파들에게 베네수엘라가 일종의 배출구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에번스는 지적한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트럼프의 외교는 거대한 전략이 아니라,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의 결단에서 나온다. “빠르고, 지배적이며, 통제 가능해 보이는” 표적이 있을 때 트럼프는 움직인다. 물론 베네수엘라가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처럼 과연 통제 가능한 곳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 또 에번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아이디어가 당장 실행되지 않더라도, 권력 내부의 역학 관계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지속되는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여겨진다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 마두로 생포 작전으로 국제법·도덕성에 대한 최소한의 한계마저 깨부순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 어떻게 이에 대비해야 할지 세계 각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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