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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히고 터지고…산천어 학대가 축제? “학살은 추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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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겨울 대표 축제로 불리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가 생명을 오락과 소비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동물권 단체의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동물의 운송·사체 처리 관리 기준을 포함해 산천어축제의 '맨손잡기'나 '입으로 물기' 등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해방물결은 "생명을 도구화해 인간의 오락과 소비를 위해 이용하는 행태는 지역 발전이라는 명목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생명의 고통은 추억이 될 수 없다. 산천어축제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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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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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히고 터지고…산천어 학대가 축제? “학살은 추억이 될 수 없다”

입력 2026.01.07 16:22

  • 반기웅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지난해 3월, 얼음이 녹은 화천천 수면 위로 부패가 진행된 산천어의 사체가 떠올라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지난해 3월, 얼음이 녹은 화천천 수면 위로 부패가 진행된 산천어의 사체가 떠올라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겨울 대표 축제로 불리는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가 생명을 오락과 소비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동물권 단체의 비판이 제기됐다. 축제 과정에서 산천어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데다, 축제 이후에도 대량 폐사와 사체 방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동물해방물결·국제 동물권단체 LCA가 공개한 ‘2025 화천 산천어축제 현장 기록 보고서: 학살은 추억이 될 수 없다’ 를 보면, 지난해 화천 산천어축제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80만7665명이 방문했다.

맨손잡기 체험이 끝난 후 바닥에 놓인 산천어. 동물해방물결 제공

맨손잡기 체험이 끝난 후 바닥에 놓인 산천어. 동물해방물결 제공

산천어축제의 대표적인 체험 프로그램은 산천어 ‘맨손잡기’다.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산천어를 잡아 물 밖으로 던지며 ‘손맛’을 느끼도록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산천어는 손아귀에 잡혀 짓이겨지고 눈과 아가미가 터지는 등 심각한 외상을 입는다. 주워 담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발에 밟혀 죽는 산천어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험이 산천어를 단순한 ‘놀잇감’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가일 박사(연세대 교육연구소)는 “산천어 잡기를 통해 아이들이 접하게 되는 경험은 결국 다른 생명의 고통”이라며 “이 점이 이 축제의 가장 비교육적인 측면”이라고 했다. 이어 “유희를 위해 생명이 죽어가는 장면을 즐거움으로 소비하는 경험은 타자의 고통에 대해 둔감해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바닥에 있는 산천어를 줍는 과정에서 산천어가 발에 밟히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아이들이 바닥에 있는 산천어를 줍는 과정에서 산천어가 발에 밟히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축제 준비 과정에서부터 산천어는 생명체로 존중받지 못한다. 산천어는 23일간의 축제를 위해 전국 양식장에서 길러진다. 2023년 171t, 2024년 160t에 이어 지난해에는 156t의 산천어가 축제 현장에 투입됐다. 전국 양식 산천어 생산량의 90%를 넘는 규모다. 축제에 투입되기 전까지 산천어는 ‘미끼 반응’을 높이기 위해 강제 절식을 당하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축제가 끝난 뒤 강에 남은 산천어 대부분은 상품 가치에 따라 분류된다. 이미 죽은 산천어 가운데서도 상품화가 가능한 개체는 어묵 등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된다. 화천군은 2021~2022년 축제 이후 남은 산천어를 활용해 어묵 약 16t, 통조림 약 80t, 어간장 약 19t 등 가공식품을 생산했다.

지난해 3월 화천천 강바닥에 어망과 각종 쓰레기, 산천어 사체들이 떠있다. 동물해방물결

지난해 3월 화천천 강바닥에 어망과 각종 쓰레기, 산천어 사체들이 떠있다. 동물해방물결

살아남은 산천어 가운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개체는 인근 횟집과 식당에 공급된다. 머리와 꼬리 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상태가 좋지 않은 개체는 그대로 강에 방류된다. 사실상 회복 가능성이 낮은 상태로 방치되는 셈이다. 2025년 축제 종료 후 화천천에서 수거된 산천어는 총 13t으로, 축제에 투입된 전체 산천어의 8.3%에 해당한다.

다량의 어류 사체가 장기간 수중에 남을 경우 대장균군이나 비브리오균 등 병원성 미생물 농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맨손잡기 체험 참가자가 산천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가미 부위를 강하게 움켜쥐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맨손잡기 체험 참가자가 산천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가미 부위를 강하게 움켜쥐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보고서는 “화천군이 ‘깨끗하다’며 공개한 수질 검사 자료는 대부분 축제 이전에 실시된 검사”라며 “축제 종료 이후 대량 폐사와 사체 방치로 인한 수질 변화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당시 환경부)는 2020년 산천어축제를 둘러싼 동물학대 논란이 확산되자 ‘동물이용축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동물의 운송·사체 처리 관리 기준을 포함해 산천어축제의 ‘맨손잡기’나 ‘입으로 물기’ 등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해방물결은 “생명을 도구화해 인간의 오락과 소비를 위해 이용하는 행태는 지역 발전이라는 명목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생명의 고통은 추억이 될 수 없다. 산천어축제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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