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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 멈추게 한 ‘정치’

입력 2026.01.07 18:46

수정 2026.01.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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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장연은 오는 6월초까지 시위를 유보하기로 지난 6일 합의했다.  권도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장연은 오는 6월초까지 시위를 유보하기로 지난 6일 합의했다. 권도현 기자

내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갖지 못할 때 누구나 약자가 된다. 약자의 언어가 빈약할수록 약자들 권리에 무심한 사회일 수밖에 없다. 특히 장애인들은 다른 약자들에 견줘 정상·표준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세상의 턱에 부딪히는 존재들이다. “세상이 알아들으려면 창문을 깨고 불을 질러야 한다”(서프러제트)는 말처럼 장애인운동이 거칠고 치열한 것도 이런 이유를 무시할 수 없다. 소수자운동이 당사자 운동으로 자리 잡기 전인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추락 사고부터 이들은 이동권 보장, 권리 예산, 탈시설 운동처럼 실질적 권리를 확보하는 투쟁을 벌이며 ‘내가 누구인지’ 입증해야 했다.

이들의 보편적인 시민권을 박탈한 대표적 장소가 지하철역이다. 시민들의 출근을 방해했다고, “퇴거 불응 시 ‘역사 밖’으로 퇴거당하는” 경멸 대상에서 그들은 벗어나지 못했다. 정확한 속도로 정시에 출발해야 하는 곳, ‘시간이 돈’이라는 자본주의 상징 공간에서 장애인들은 사회의 속도를 지연시키는 존재로 취급받았던 것이다. 이동권 보장을 외치며 지하철역 출근 투쟁을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폭력조장 단체로 낙인찍은 윤석열 정부, 400명의 중증 장애인 노동자를 해고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예 이들을 ‘역사 밖’으로 밀어낸 장본인들이나 다름없다. 전장연이 기득권의 표적이 되고 ‘역사 안’에서 퇴거당한 데는 지난 25년간 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키워야 할 ‘정치’가 없었기 때문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6·3 서울시장 지방선거에 나선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전장연의 선전전 현장을 찾았다. 김 의원과 전장연은 오는 6월 초까지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유보하고 논의 테이블을 만들기로 했다. 전장연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은 9일 장애인 기본권을 주제로 간담회를 연다. 물론 간담회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과 입법을 대폭 늘리거나 제정할 순 없을 테다. 그러나 “힘없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준다”고 한 이재명 대통령 말처럼 정치가 사회적 약자 곁에 한 걸음 다가선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기왕이면 약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정치, 또 그 말에 답하는 정치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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