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에서 전 분기 대비 9조원 이상 급증한 듯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문재원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발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한국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025년 4분기 매출이 93조원, 영업이익이 20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7%, 208.2% 늘어난 수치로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영업이익은 메모리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기록한 종전 최고치 17조57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기업이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332조7700억원으로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5300억원으로 역대 4번째로 높다.
신기록의 일등공신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메모리 사업이다. 증권가에선 DS 부문이 4분기 16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분기(7조원)보다 2배 넘게 급증한 수준이다.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AI 수요 급증에 따라 HBM을 비롯한 고성능 D램 공급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을 포함한 메모리 공급이 전반적으로 제한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진 속에 1분기 6조원대, 2분기 4조원대에 그쳤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3분기 12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4분기 실적을 계기로 2018년을 뛰어넘는 메모리 초강세장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에도 D램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이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14만4500원까지 올랐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늘면서 전장보다 1.56% 내린 13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